요동치는 이커머스 멤버십 전쟁
멤버십 인하하는 지마켓, 인상하는 쿠팡, 무료 배송 내놓은 네이버
이커머스 불확실성 증대…모두 충성 고객 잡기 위한 취지
입력 : 2024-04-15 17:06:48 수정 : 2024-04-15 17:06:48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이 글로벌 격전지로 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업체들이 멤버십 정책 변경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멤버십을 인하해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가 하면, 반대로 중국 이커머스 시장 대응을 위해 비용을 높이거나 부가적인 무료 배송 서비스를 내놓는 등 업체 각자의 사정에 맞는 멤버십 변경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커머스 업황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분위기 속에 충성 고객을 착실하게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됩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지마켓과 옥션은 오는 5월 한 달 간 그룹사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900원으로 한시 인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쿠팡이 와우 멤버십 인상을 결정한 터라, 오히려 연회비를 한시적으로 낮춘 이들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사인데요.
 
(CI=각 사)
 
지난 2021년 신세계그룹은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3조5591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했습니다. 당시 정용진 회장은 서울 성수동 본사까지 매각해 지마켓글로벌 인수에 과감하게 베팅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이후로 지마켓과 SSG닷컴은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번 멤버십 인하 행사는 지마켓과 옥션의 가입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멤버십 회원은 지마켓·신세계백화점·신세계면세점 등 6개사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1400만 유료 회원을 두고 있는 쿠팡은 최근 멤버십 요금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무려 58% 인상했습니다. 변경된 요금은 이달 13일부터 멤버십에 신규 가입하는 회원에 한해 적용되는데요. 월 요금 4990원을 내던 기존 회원들은 순차적으로 안내를 통해 오는 8월부터 적용됩니다. 쿠팡이 멤버십 요금을 올린 것은 약 2년 4개월 만의 일입니다. 이번 인상으로 쿠팡 유료 멤버십 수입은 연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는 쿠팡의 멤버십 인상이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알리 등 중국 플랫폼들이 국내 상륙한 지 6개월 만에 매출이 130% 넘게 증가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도 부가 서비스 강화에 나섰습니다. 네이버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경우 모든 멤버십 이용자에게 3개월간 '도착보장 무료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데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매월 정기 결제를 통해 유료 구독을 유지하는 비율인 '유료 구독 유지율(리텐션 비율)'이 95%에 달합니다. 이번 무료배송 서비스 제공은 충성 고객의 이탈을 확실히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멤버십 가격 정책 변경은 빠르게 변화하는 업황 속에서 충성 고객을 묶는 '락인(Lock-In)' 마케팅 강화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지마켓과 옥션의 한시적 연회비 인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구독경제 영향력을 더 넓히려는 의도에서 이뤄진 결정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서 교수는 "쿠팡의 경우 상황이 약간 다르다"라며 "국내 시장의 선두권에 위치해 있지만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영역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멤버십 요금 인상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충범·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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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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