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저격한 서울시…보조웹툰작가 표준계약서 개발 착수
문체부 만화·웹툰 표준계약서 제·개정…보조작가 표준계약서 빠져
작년 보조작가 계약서 미작성 45.1%…계약서 써도 과도한 업무
서울시 "보조작가 초점 맞춰 개발"
입력 : 2024-04-26 11:05:52 수정 : 2024-04-26 15:32:17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웹툰메인작가를 위해 만화·웹툰 표준계약서를 제·개정했지만 웹툰보조작가를 위한 제·개정 조항이 없습니다. 문체부가 웹툰보조작가의 처우를 등한시하는 사이 서울시는 웹툰보조작가의 불공정 여부를 인지하고 문체부와 무관하게 웹툰보조작가를 위한 표준계약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웹툰업계는 서울시가 개발하는 표준계약서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25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문체부는 3월 만화·웹툰 분야의 공정한 계약 문화 정착을 이끌고 지속적인 산업 발전의 기반이 될 표준계약서 2종의 제정안과 6종의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올해 1월 '만화·웹툰 산업발전 방향'을 발표하며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으로 표준계약서 제·개정을 선언한 결과입니다. 
 
2종의 제정안은 '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로 인해 주목 받는 2차적 저작물작성권 이용 허락 계약서, 2차적 저작물작성권 양도 계약서입니다. 6종 개정안은 수익분배 비율 등을 창작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재하고 관련 주요 사항을 상호 합의해 작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표준계약서 제·개정안에는 웹툰보조작가의 표준계약서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제·개정은 기존 표준계약서와 2차적 저작권작성권 내용 위주로 마련됐다"며 "웹툰보조작가 표준계약서 제정은 진행이 안 됐고 추후에 다시 진행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23 웹툰 잡 페스타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 화의 웹툰이 나오기까지 글(스토리, 콘티), 밑그림, 선화, 채색, 밑색, 효과, 배경 등 여러 단계의 작업을 거칩니다. 이 때문에 웹툰 작가들은 각 과정을 도와주는 보조작가를 두고 있습니다. 웹툰 산업의 한 축을 차지하는 웹툰보조작가지만 처우는 열악합니다. 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보조작가의 계약서 미작성은 45.1%입니다. 계약서를 쓰더라도 웹툰보조작가의 경우 계약 시 한 달에 몇 회차를 해야한다는 도급 계약이 명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급 계약 시 과도한 분량을 계약해 근로계약이 무색해지는 업무량과 시간을 감당해야 합니다. 
 
문체부가 웹툰보조작가의 처우 개선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서울시가 나섰습니다. 서울시는 22일 착수보고회를 열고 문체부와 무관하게 웹툰보조작가를 위한 '서울형 표준계약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또한 서울시는 개발업체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하고 표준계약서 개발을 위해서 웹툰보조작가의 불공정 여부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문체부가 제·개정한 내용에 웹툰보조작가를 위한 별도의 표준계약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여기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려고 한다"며 "9월 정도 개발을 마칠 예정이고 현장 관계자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불공정 여부를 인지해 실태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웹툰업계도 서울시가 개발 중인 웹툰보조작가를 위한 '서울형 표준계약서'에 대해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위원장은 "대중예술담당부서가 아닌 노동정책담당부서에서 착수를 해서 고무적이다"며 "웹툰 산업이 커진 만큼 일도 분업화 돼 이젠 예술가가 아닌 근로노동자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하 위원장은 "웹툰보조작가를 위한 표준계약서가 잘 만들어지면 이를 근거로 노조에서도 웹툰제작사, 웹툰메인작가와 교섭을 하는 게 유리하다"며 "이전까지 웹툰보조작가를 위한 표준계약서가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고 말했습니다. 
 
진로직업박람회를 찾은 학생들이 웹툰작가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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