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현안 인식 같아…정책 해법은 이견”
민생회복지원금 수용 요청한 이재명 대표
"세수 펑크 반복 안 돼…추경 고려해야"
재원 마련 관건…최상목호 역동경제 제동
전문가들, 민생 추경 필요성↑…접점 찾아야
입력 : 2024-04-29 18:30:00 수정 : 2024-04-29 22:24:14
 
[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첫 영수회담에서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비롯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구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문제는 고물가와 고금리·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는 등 민생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정부·여당과의 접점 찾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영수회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영수회담을 통해 요청한 민생회복지원금에는 총 13조원 규모의 예산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정부·여당에 요구하고 있는 추경 편성이 불가피합니다.
 
이날 이재명 대표도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과 국정기조 전환을 중심으로 앞세웠습니다. 그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라며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의 말처럼 한국 경제 지표는 불안정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였습니다. 정부가 공언한 2%대를 넘어서는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최근 중동발 위기에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700원대로 올랐습니다.
 
수출을 중심으로 생산 지표는 좋아졌지만, 내수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줄었습니다. 지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1%였습니다. 작년 12월(0.5%), 올해 1월(1.0%) 미미하게 반등하다 마이너스 전환한 겁니다. 이는 작년 7월(-3.1%) 이후 7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가계에서 소비를 하지 않다 보니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중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책정했습니다. 이는 중동발 위기가 반영되기 전 수치로, 이를 반영할 경우 2%대 성장도 불확실합니다.
 
경제 수장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당장 오는 5월1일 역동경제 로드맵의 한 축인 '사회이동성 제고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관련 정책이 얼마나 추진력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추진 과제들이 줄줄이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정부 정책으로 확정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주 환원 증가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등 법인세 부담 완화 정책 기조도 민주당의 법인세율 과세표준 구간 변경 등과 부딪혀 기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는 지속적으로 금투세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정책들은 입법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 야당이 반대하면 입법할 수 없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사실상 어렵고 22대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법 가능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추경 요구에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보이지 않았지만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는 추경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지금은 민생이나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한 타깃(목표) 계층을 향해 지원하는 것이 재정의 역할"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경을 통한 재정 지원이 일부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다만 작년 56조원이라는 최대 규모 세수 펑크가 발생한 탓에 추경 요구에 대한 재원 마련은 과제로 남습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생을 위한 지출을 위해 추경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작년에는 건전재정 기조 하에 지출을 확 줄여 버텼지만 올해는 그런 상황이 반복되서는 안될 것"이라며 "법인세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추경이나 지출 증가용 추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추경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며 "추경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부분에 재정 지원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다. 만약 추경 필요 없이 내수가 활발하게 돌아가는 정책이 있다면 추진하면 되겠지만, 경제가 정말 어렵다면 추경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대통령은 민생문제 깊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 나눴다. 합의 이루지는 않았지만, 인식 같이했다"면서도 "다만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당 야당간 정책 차이가 조금은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 24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에서 퇴근하는 직장인 등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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