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대기자금 사상 최고치에도 거래대금 주춤
올 들어 개인·기관 국내증시 이탈
"금투세, 개인투자자 독박 과세"
입력 : 2024-05-21 14:22:05 수정 : 2024-05-22 08:30:17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자산관리계좌(CMA)·머니마켓펀드(MMF)·투자자예탁금 등 증시 대기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거래대금은 주춤한 모습입니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여부가 불투명한 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평가입니다. 
 
MMF 추이.(그래프=뉴스토마토)
 
CMA·MMF 사상 최고치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CMA·MMF·투자자예탁금 합계는 344조4438억원입니다. 이는 연초 305조3338억원 대비 12.81%(39조1100억원)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 7일에는 349조880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CMA와 MMF는 쉽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넣어놔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때 자금을 단기 보관하는 용도로 대개 사용됩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매도하거나 주식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 넣어둔 돈입니다. 
 
특히 MMF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16일 기준 MMF는 206조4535억원으로 연초 171조575억원 대비 20.69%(35조3960억원) 늘었습니다. 같은기간 CMA계좌잔액은 연초대비 9.33% 늘었습니다. 다만 투자자예탁금은 연초보다 3조원 가량 줄어 56조235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증시 대기 자금이 늘어난 것은 개인과 기관이 증시에서 이탈한 결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선 2분기 들어 여당의 총선 패배로 인해 밸류업 정책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내증시에서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합니다.
 
코스닥시장에선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됐지만 코스피시장에서 대거 이탈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양 시장에서 모두 매도세가 강했습니다.  
 
개인과 기관은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각각 14조6000억원, 5조4000억원 순매도 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5조6500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800억원, 3조3500억원 순매도했습니다.  
 
금투세 폐지·금리 인하 불투명
 
증시 거래대금 추이.(그래프=뉴스토마토)
투자자들의 이탈이 지속되자 증시 거래대금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거래대금은 증시의 활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거래대금이 꺾이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평가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9조8193억원입니다. 지난 3월(22조7428억원) 대비 12.85% 줄었습니다. 올초부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꾸준히 늘어났으나 지난달부터 꺾였습니다. 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9조3732억원이었고, 2월에는 22조4169억원으로 늘었습니다. 3월에도 22조742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였습니다. 지난달 20조1234억원으로 감소했고, 이달 20조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금투세 폐지 여부가 불확실해진 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공모펀드 등으로 연간 5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20~25%의 세율을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금투세 폐지를 추진해 왔지만 지난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서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내년부터 금투세가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금투세 내막을 파고들면 외국인과 기관은 금투세에 해당이 없고 개인투자자만 독박 과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도 "금투세 시행 후 수십조 원이 해외로 투자처를 옮긴다면 한국 증시가 상승 동력을 잃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라며 "현실적으로 일반주주 보호에 관한 법과 제도가 정착되고 시장이 수용할 수 있을 때까지 유예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소한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장기투자자 소득세율 인하는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한 점도 증시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하게 유입되기는 어렵다"면서 "5월 FOMC에서 파월 연준의장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어했지만, 금리 인하에 있어서도 신중함을 피력한 바 있다. 최근 연준 위워들의 발언을 보더라도 여전히 금리 인하, 디스인플레이션 판단에 신중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23일 예정된 FOMC 의사록에서 중립적이거나 다소 매파적인 스탠스를 확인할 가능성이 높단 설명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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