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바닥 찍었나…추가 하락 가능성도
상해 반토막·홍콩 3분의 1 토막…외인 비중 3% 빈털털이
"미국 생물보안법 등 미중 분쟁 이미 선반영"
입력 : 2024-09-02 16:14:24 수정 : 2024-09-03 14:57:15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최근 글로벌 증시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빅테크 주식의 고점 논란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증시가 바닥을 다진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전히 경기 둔화와 부동산 리스크 등 하락 요인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홍콩 H 지수와 상해종합지수 추이.(사진=뉴스토마토)
 
 
선제적 가격 조정…바닥권 도달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증시 대표지수 상해종합지수(SSE)는 올 들어 4%대 하락세를 보이며 2840선을 등락 중입니다. 역사적 고점(6000포인트)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입니다. 홍콩H지수(HSCEI)는 올 들어 9%대 반등하며 6330선에 진입했는데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량 판매 시점인 지난 2021년 고점 1만2271포인트 대비 반토막이 났고, 역사적 고점인 2만 포인트에 비하면 3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다만 중국 증시는 엔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글로벌 증시 폭락에도 선방했습니다. 지난달 5일 코스피와 닛케이는 각각 -8%, -12% 급락한 데 비해 상해 및 홍콩 증시는 1%대 하락에 그쳤습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 대해 "최근 경기와 투자자 수급이 좋지 않고, 외국인의 주식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바닥에 근접했으나, 낮은 구간에서의 횡보가 길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가 이달 초 블랙먼데이 패닉장에서 지지력을 발휘한 이유는 선제적인 가격 조정 덕분"이라며 이미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낮은 것도 중국 증시의 변동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약 30%에 달하는 반면, 중국 본토 증시는 3% 안팎에 머물러 있어 외부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입니다.
 
반등의 키는 금리 인하·부양책…"제약바이오·음식료·방산" 추천
 
미국 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중국 증시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내수 부진 해결을 목표로 중장기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5개월 만에 기준금리도 인하했습니다. 이에 중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이 경제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과매도 상태인 중국 증시의 반등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업사이드는 크지 않지만,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서 "역사적 사례로 2008년과 2019년에 미국 금리 인하 후 중국도 뒤따라 금리를 인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위안화 강세로 인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과거 금리인하 시기에 음식료, 제약바이오, 방산 업종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했습니다. 
 
미국 생물 보안법으로 인해 중국 제약바이오 업종이 악영향을 받게 될 우려는 주가에 대부분 선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박 연구원은 "생물 보안법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큰 틀에서 주가는 바닥을 다졌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의 경우 미국 금리 인하와 위안화 강세(정상화) 수혜가 상대적으로 크고, 빅테크와 부동산 규제 악재를 충분히 반영했다"면서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와 소비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경기 둔화에 하방 압력 지속…11월 대선 미중 분쟁 불확실성 심화  
 
그러나 중국의 경기 둔화와 부동산 리스크, 청년 실업률 등은 여전히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중국 산업 생산의 둔화와 청년 실업률 고공 행진은 투자자들에게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발표한 7월 산업 생산은 5.1% 늘어나는 데 그쳐 3개월 연속 둔화했고,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말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1월 미국 대선도 여전한 변수입니다. 트럼프 정부 시절 단행한 관세 부과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미국 대선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심화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상승폭이 크거나 지속성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경기 지표의 개선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정부 정책이 더욱더 강화돼 실물 경기의 회복세가 강해질 때까지 중국 증시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올해 들어 중국 정부는 1조 위안(약 170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재정 지출을 발표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신흥 산업과 중소기업 지원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런 정책이 실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폴 찬(오른쪽 세 번째) 홍콩 재무장관과 로라 차(왼쪽 세 번째) 홍콩증권거래소 회장이 홍콩거래소(HKEX)에서 춘절 이후 첫 개장을 맞아 징을 치고 있다. 춘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홍콩 증시는 중국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가속한다는 우려로 매도가 선행하면서 속락 출발했다. 2024.02.14.(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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