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니켈·희토류 다음은 초전도체…CB 손바뀜에 주목①
CB투자자, 쪼개기 매각으로 '5%룰' 회피
말뿐인 신사업…광산·폐기물 1년만에 사업목적 삭제
입력 : 2024-05-27 15:19:00 수정 : 2024-05-27 15:32:04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아이엠(101390)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이엠은 최근 정관변경을 통해 초전도체 사업 진출을 예고했으며, 주가는 단기간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주가가 상승하자 CB투자자들도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선 최근의 신사업 발표 등이 CB를 통한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설계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초전도체 신사업 짜여진 각본?…1년만에 신사업 삭제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엠이 초전도체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아이엠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초전도체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했으며, 지난 7일 100% 자회사인 아이엠첨단소재를 통해 상온 초전도체 주장 물질 ‘LK-99’개발 참여자인 권영완 교수의 퀀텀포트에 투자했습니다. 지난 23일에는 아이엠첨단소재 고문으로 미국 양자컴퓨터 업체인 퀀티넘의 벤카타라얄 슈레쉬 기술이사를 영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이엠의 초전도체 신사업 추진 소식에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지난 3월8일 4915원에 거래됐던 아이엠 주식은 22일 9600원까지 오르며 10거래일만에 2배가량 급등했습니다. 주가가 오르자 CB의 주식전환청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30억원 규모의 6회차 CB가 주식전환을 통해 신주발행됐으며, 20일에는 23억원 규모의 8회차 CB 주식전환이 이뤄졌습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6회차 5244원, 8회차 6839원으로 전고점 기준 평가이익은 40~83%수준 입니다.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 일각에선 아이엠의 초전도체 신사업이 CB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서 아이엠은 7회차 CB 주식전환 청구 시점에 맞춰 광산·폐기물 등 신사업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단기간 주가가 급등했고 CB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이뤄졌습니다. 다만 아이엠은 해당 사업목적을 추가한지 1년만에 모두 사업목적에서 삭제했습니다.
 
광산·폐기물 등 신사업은 사실상 사업 추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작년 초 4800원선에서 거래되던 아이엠 주가는 광산·폐기물 사업목적을 추가한 3월 이후 1만원대로 올랐으며, 필리핀 희토류 채굴기업과의 합작법인(JV)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 소식을 전한 6월에는 1만3890원까지 오르며 6개월여만에 3배가량 올랐습니다.
 
광산·폐기물 신사업과 '판박이'
 
초전도체 신사업 추진 발표는 8회차 CB의 주식전환 청구 가능 시점에 맞춰 이뤄졌습니다. 더구나 주가 급등과 CB 손바뀜 역시 과거와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엠은 지난해 광산·폐기물 사업 정관 추가에 앞서 7회차 CB(65억원)를 만기전 취득했습니다. 당시 CB의 콜옵션 한도는 19억5000만원에 불과했는데요. 채권자는 회사와 합의를 통해 CB 전량을 회사에 매각했습니다. 당시 주가(8040원)는 전환가(6355원)보다 26.51% 높았던 만큼 채권자가 차익을 포기한 이례적인 거래로 보입니다.
 
아이엠은 7회차 CB를 인수한 직후 모두 제3자에게 매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CB는 지난해 5월 전량 주식으로 전환됐습니다. 당시 주식전환 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11.73%에 달했지만,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정 주주의 ‘5%룰’(대량보유보고) 공시는 없었습니다. CB는 5%룰을 피해 여러 조각으로 나눠 매각된 것 입니다. 당시 고점(1만3890원)에서 매도가 이뤄졌다면 CB 인수자들은 75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이엠 주가는 6월 고점을 기준으로 한달새 52.48% 급락했습니다. 
 
아이엠의 주가급등과 함께 주식전환이 가능한 CB들의 손바뀜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30억원 규모의 6회차 CB 주식전환으로 발행된 신수는 발행주식총수의 6.32%인데요. 모두 아이엠이 만기전 취득해 보유하고 있었지만, 재매각 공시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8회차 CB 역시 빠르게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이엠의 8회차 CB는 175억원 규모로 부산에쿼티파트너스와 BNK투자증권, 베이트리 등에 발행됐는데요. 부산에쿼티파트너스는 CB 인수 직후 피봇파트너스(10억원), 에이스투자금융(10억원), IBK캐피탈(25억원), 상상인저축은행(80억원) 등 4개법인에 CB를 매각했으며, ‘5%룰’ 보고 대상이던 베이트리는 보유 CB를 3명의 개인에게 나눠 매각했습니다. 
 
현재 주식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8회차 CB는 152억여원 규모로 발행주식총수의 23.05%에 달합니다. 이번 초전도체 신사업 역시 특정세력의 차익실현을 위한 주가부양 재료에 그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의 전환청구시점을 주기로 신사업 발표와 주가 급등락이 이뤄진다면 CB투자자와 회사 사이에 차익실현에 대한 협의가 있었을 것이란 의혹이 나올 수 있다”면서 “미전환 CB 대부분을 저축은행 등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쪼개기 매각’을 통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쪼개기 매각과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자기 전환사채 매도 결정을 공시하는 것은 이번 규정 변경 예고 전인 2021년말 부터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사유에 해당돼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면 (공시위반) 개연성이 있을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만약 공시조사 팀에서 조사에 나서고 위반 사항이 있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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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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