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전력대란)①전력수요 예측 실패,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 몫
경기북부한전, CJ라이브시티·킨텍스 전력 공급 불가 통보
사업 마스터플랜 재수립 불가피한 상황
"지역내 변전소 용량 부족, 공급 불가"
입력 : 2024-06-13 06:00:00 수정 : 2024-06-13 06:00:00
바야흐로 데이터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저장·관리하고 IT 인프라를 보관하는 시설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까닭인데요. 문제는 전력입니다. 전력 수요 예측과 공급 계획의 실패로 기 추진되던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마저 차질을 빚고 있는 형국인데요. 과연 한국은 일명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수요를 감당해낼 수 있을까요최근 발생한 '전력대란'의 근본적 이유를 짚어보며 '예측 가능한 전력공급 계획'은 과연 불가능한 일인지 해법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전력공급 계획 차질로 대형 인프라 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015760)은 2023년 2월 대용량 공급 신청(1만㎾ 이상) 사업자에 대해 전력 공급 불가 통보를 했습니다. 이로 인해 CJ라이브시티 전체 부지 중 아레나 건설 T2부지 외 A/C/T1 부지의 사업 추진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또한 킨텍스 제3전시장도 같은 통보를 받았습니다. 대용량 전력 공급은 2028~2029년 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CJ라이브시티는 2016년 최초 사업계획에 대한 전력공급 가능 여부 확인을 시작으로 사업계획 변경이 진행된 2022년 7월까지 전력공급 가능 여부를 지속적으로 한국전력에 확인해 왔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다 이듬해 느닷없이 전력 공급 불가 통보를 받은 건데요. 문제는 사업추진 프로세스상 설계 단계에서 전력공급 용량 및 일정에 대한 확정 일자가 없으면 건축 및 준공에 필요한 인허가 자체가 불가하다는 점입니다. 
 
조감도(사진=경기도)
 
건축업계 관계자는 "건축 허가가 나려면 전력 설비도 같이 설계를 해서 부하 계산서가 나와야 하는데 착공은 진행할 수 있지만 언제 전력 수급 계획을 허가 받을 줄 알고 시공사가 들어오겠냐"며 "중간에 설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시공사 입장에서도 들어오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CJ라이브시티는 한류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경기도가 추진한 공모 사업에 따라 시작된 것으로, 2015년부터 추진됐습니다. 국내 최초 100% 순수 민자투자로 이뤄지는 문화 인프라 조성 사업입니다. 
 
전 세계 1억5000만 한류 팬들과 8조원 글로벌 팬덤 경제를 국내로 이끌어 오는 ‘인바운드(In-bound)’ 한류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CJ라이브시티 개장 이후 10년간 약 30조원의 경제 파급 효과, 20만명의 일자리 및 매년 1조7000억원 이상의 소비 창출 등 막대한 낙수 효과가 예측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북부지역 대용량 전기 공급 여력 부족으로 일부 사업의 마스터플랜 재수립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전력공급 불가 통보에 따른 건축 불허로 착공이 어려워질 경우, 브릿지론 및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자금 조달한 사업장의 금융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킨텍스 제3전시장은 전시 면적 7만㎡, 건축 연면적 21만7000㎡의 공간에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의 3A 전시장, 지상 1층 규모의 3B 전시장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제3전시장이 완공되면 킨텍스는 1, 2 전시장 10만8000㎡를 포함해 17만8000㎡의 전시 면적을 확보해 기존 세계 60위에서 세계 25위권 전시장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킨텍스 제3전시장 위치.(사진=고양시)
 
현재 2027년 완공 예정인 킨텍스 제3전시장은 경기북부 한국전력의 전력 공급 유예로 인해 완공이 되더라도 3~5년 동안 운영할 수 없습니다. 
 
킨텍스 관계자는 "작년에 전력 공급 유예 통보를 받았다"며 "착공에 필요한 건축 인허가는 승인이 돼 진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전력 경기북부지역본부는 전력계통 보강 계획 수립 및 준공 시기 고려 시 6~8년 이상 소요가 예상돼 전력공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변전소 확충의 경우 정부 쪽 전력 수급 계획에 따르고 있는 데다, 변전소가 1년 만에 건설되거나 하는 게 아니다보니 전력 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문제의 원인으로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동해안~경기 신가평 송전선로' 완공 지연이 꼽히고 있기도 한데요.
 
다만 한전 경기북부지역본부 관계자는 "동해안-경기 신가평 송전선로 때문에 전력 공급이 지연된 건 아니고 지역내 변전소 용량이 부족해서 공급이 불가한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아울러 "2022년 8월 T1 토지 전력수전예정통지를 해서 공급 방안을 검토할 때 상위 계통 공급 여력이 부족해 공급 불가하다고 통보한 사항"이라고 전했습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기도 북부에 소재한 양주 변전소(345kV)를 방문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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