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하반기 전략 마련 분주
이재용, 2주간 미국 출장…최태원, 경제사절단 동행
구광모, ABC 사업…정의선, 수소 밸류체인 주력
입력 : 2024-06-12 15:58:59 수정 : 2024-06-12 16:44: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재계가 하반기 새판전략 짜기에 분주합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이 장기화하고 지정학적 긴장으로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총수들은 하반기 전략 구상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해외 출장 행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습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주간 미국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를 비롯해 서부의 실리콘밸리까지 훑는 장기 출장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대형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데 이어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최태원 SK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구광모 LG그룹,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연합뉴스)
 
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회장은 회동 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이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항소심이 본격 시작되면서 사법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합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한결 부담을 덜긴 했지만, 항소심이 남은 만큼 경영 활동에 적잖은 제약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재계에선 반도체 부문의 초격차 경쟁력을 제고하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신성장 동력 방안과 하반기 사업계획과 관련한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이 모여 사업부문·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습니다.
 
재계에선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로 자칫 SK그룹 지배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SK그룹이 추진 중인 그룹 포트폴리오 점검과 최적화 작업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에 따라 오는 28~29일 열리는 SK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리밸런싱' 작업을 점검하고, 향후 과제 등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구광모 LG회장은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 중입니다. LG는 지난달 구 회장 주재로 계열사와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하는 전략보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선 인공지능(AI)과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한 사업 방안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G는 매년 상반기에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를 엽니다. 하반기에는 경영실적과 다음해 사업계획을 중심으로 고객 가치 제고와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 등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를 실시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브라질을 방문해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분야 및 미래 기술 등에 2032년까지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 수소 생태계 신사업을 창출한다는 계획으로, 브라질 현지에 중남미지역 수소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수소 시장 발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올초 열린 CES 2024에서도 수소 모빌리티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미 대선과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신성장 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면서 "재계 총수들이 하반기 글로벌 행보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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