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주 간에 걸친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출장길에 올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미래기술, 사업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분야에서 삼성과 고객사의 경쟁력을 결합한 새로운 협력을 모색했습니다.
13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뉴욕과 워싱턴 등 동부 일정을 마친 뒤 서부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메타, 아마존, 퀄컴 등 IT·AI·반도체 분야의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과 잇따라 만나며 2주 간에 걸친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습니다. 지난 2월 저커버그 CEO가 방한했을 당시 이 회장 초대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가진 이후로 4개월 만입니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S/W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회장은 2011년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현재까지 8번의 미팅을 가질 정도로 각별한 우정을 쌓아오고 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016년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 전날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직접 등장해 가상현실(VR)을 매개로 한 삼성전자와 메타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저커버그 CEO는 2022년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찾아 당시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노태문 사장 등 경영진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전망입니다.
이 회장은 12일(현지시간)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전영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습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입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재시 CEO는 작년 4월 생성형AI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을 밝히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아마존은 반도체 이외에도 TV·모바일·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HDR10+'는 고화질영상 표준기술로, 아마존은 2022년부터 자사 파이어TV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과 재시 CEO의 이번 만남을 통해 삼성과 아마존의 협력 관계가 한층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편 이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오랜 협력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퀄컴은 삼성 모바일 제품에 최첨단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 했으며, 최근에는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기간 중에 퀄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말 세트와 부품(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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