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쏟아 부은 슈퍼앱 ‘가이아’ 베일 벗었다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한국의 오라클’로 불리는 국내 중견 IT기업 티맥스그룹이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한 금액 상당 부분을 쏟아 부은 ‘슈퍼앱’ 서비스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티맥스그룹은 1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슈퍼앱데이 2024’ 기자간담회에서 슈퍼앱 ‘가이아’를 선보였습니다.

생성형(Generative)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줄임말인 ‘가이아(GAIA)’는 전문적인 코딩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입니다. 특정 운영체제(OS)와 디바이스, 앱마켓 등에 종속되지 않고 모든 환경에서 운영이 가능합니다. 가령 은행에서 자신들에게 맞는 앱을 구축하고 싶을 때 ‘가이아’를 활용하면 됩니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바나 자바스크립와 같은 코딩 언어를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는 게 ‘가이아’의 활용 핵심”이라며 “개발자는 창의적인 설계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슈퍼앱데이2024'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 응답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샤진=티맥스그룹)

이어 박 회장은 “‘가이아’를 쓰면 AI 경영이 가능해진다”며 “온라인 몰을 만드는 것은 물론, 인사, 재무 영역에서도 가이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회장은 점점 고도화되는 챗GPT를 활용해 사실 누구나 앱을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 더더욱 ‘가이아’가 차별화되는 슈퍼앱이 될 것이라 자신했습니다.

그는 “여기저기서 앱 20개를 가져다 쓴다고 했을 때, 그 앱을 구성한 데이터베이스가 모두 다르다. 그러면 그 앱에 각 기업이 가진 AI를 탑재해 쓰려고 하면 작동이 안되는 게 현재 문제점”이라면서 “저마다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앱 50만개에서 골라낸 20개 앱이어서 데이터베이스가 통합될 리가 없다. 코파일럿은 코딩을 쉽게 해주는 도우미 역할일 뿐, 그것으로 앱 퀄리티를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AI 시대 기업이 경영하는 방식에는 AI가 기본으로 적용돼야 하는데, 기업이 원하는 AI 기반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앱마켓 등에서 가져다쓸 수 있는 앱으로는 차별화를 갖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가이아는 시스템, 데이터, 앱, AI 등이 통합이 돼 기업별 맞춤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티맥스그룹은 올 연말 B2B 대상으로 우선 ‘가이아’를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B2C,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에 ‘가이아’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가이아에 투입된 비용은 1조1000억원 수준이라고 박 회장은 이날 밝혔습니다. 이처럼 막대한 투자비용은 사실상 그룹의 알짜배기 계열사였던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해 마련한 자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앞서 2022년 그룹은 티맥스소프트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무산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회수 압받을 받자,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티맥스소프트 지분 약 61%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 56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계약 조건에는 2년 후인 올해 3월부터 2년간 티맥스그룹이 매각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에 그룹은 지난 3월부터 콜옵선 가동이 시작되면서 재인수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실제 티맥스그룹은 캑터스 프라이빗 에쿼티와 협력, 약 5723억원에서 최대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티맥스그룹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3분기 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이날 “2022년에 발표한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 목표는 변함이 없다”면서 “나스닥 상장 시점도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