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게임의 목적 아닌 수단이어야"
"'얼마나 사람같냐' 아닌, 부가가치가 중요"
입력 : 2024-06-13 17:32:43 수정 : 2024-06-13 17:32:4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게임 업계가 인공지능(AI)을 기획의 현실화와 부가가치 창출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1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서울 CKL스테이지에서 개최한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게임 기획 수단으로서의 AI'를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이날 이 대표는 8월 출시를 앞둔 추리 게임 '페이크북' 기획과 제작에 어떻게 AI를 활용했는지 소개했습니다. 이 게임은 가상의 소셜 미디어(SNS)인 페이크북에서 유명인이 돼 언니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게이머는 이 과정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메시지(DM)를 주고 받고, 의뢰를 수행하며 가족·친구·기업·인플루언서·아이돌이 숨긴 비밀을 파헤쳐야 합니다.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가 13일 서울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게임 기획 수단으로서의 AI'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사람이 실제 소셜 미디어와 같은 환경을 구현하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반지하게임즈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통해 '갓 복학한 연애에 서툰 20대 대학생이 SNS에 남길 만한 게시글과 주접스러운 댓글'을 만들어냈습니다.
 
실제 같은 경험을 위한 사진 확보도 AI로 해결했습니다. 처음엔 개발진 친구들에게 팔, 다리 등 신체 사진 제공을 부탁했지만, 이걸로는 방대한 온라인 세계 속 사람들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 디퓨전 프로그램을 통해 실사풍 사진을 만들어내, 수많은 가상인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 활용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하는 수단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여전히 AI 생산물이 얼마나 진짜 사람 같은지가 판단 척도가 되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며 "AI를 활용해 SNS 모방과 가상 현실을 넣고 싶었고, 새로운 기획이 가능했다고 하면, '이건 별로 사람 같지 않네'라는 식으로 말해 맥이 빠질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버추얼 휴먼 기업 대표님을 만났는데, '진짜 사람 같아요'라는 말을 하려다 아차 했다"며 "이 사람은 얼마나 사람 같으냐가 아니라, 이걸로 만드는 부가가치에 더 관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반성했다"고 했습니다.
 
앞서 박성범 넷마블AI센터 컴퓨터비전AI팀장도 발표자로 나와, 넷마블이 AI를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는 방법을 공유했습니다. 넷마블은 AI로 △사실적인 콘텐츠 생성 △쉬운 콘텐츠 제작 △쉬운 콘텐츠 컨트롤 △감정 표현 가능한 콘텐츠 생성을 추구합니다.
 
AI는 게임 기획 단계부터 유용하게 쓰이는데요. 기획자가 대강 밑그림을 그려 다른 개발자에게 주면, 개발자가 AI를 통해 구상을 구체화하는 식입니다. 결국 기초는 사람이 쌓고, AI는 유용한 도구로 쓰인다는 설명입니다.
 
박 팀장은 "사람이 초안을 만들고 AI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 봐'라고 가이드를 주면, AI가 결과를 내고 사람이 검수해 완성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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