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들’ 수사 본격화…주목받는 형사 1·2부의 선택
'김 여사들' 수사속도·소환여부따라 희비 엇갈려
입력 : 2024-06-20 17:55:49 수정 : 2024-06-20 17:55:49
[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전·현직 대통령 부인들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주목받는 곳은 서울중앙지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수사는 중앙지검 형사1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 수사는 형사2부에서 맡았습니다. 검찰이 전·현직 영부인인 ‘김 여사들’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건 초유의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0일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앙지검 형사 1·2부, 김건희·김정숙 여사 각각 수사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19일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조모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조 행정관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와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인물입니다.
 
검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최 목사는 2022년 9월 김건희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전달하면서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사후 국립묘지에 안장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조 행정관이 직접 최 목사에 전화를 걸어왔고, 김 전 하원의원 안장과 관련한 절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게 최 목사의 진술입니다.
 
최 목사는 또 조 행정관이 국립묘지 관리를 관장하는 국가보훈부 사무관의 연락처도 전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아울러 조 행정관이 당시 ‘서초동’ 연락을 받았다면서 절차를 안내했다는 겁니다. 최 목사의 이런 주장이 맞다면 김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와 관련해 청탁과 연루된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검찰은 조 행정관을 소한해서 명품가방을 전달한 최 목사로부터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와 부탁을 들어주는 차원에서 취한 조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조아라)도 이종배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이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외유성 인도 출장 의혹’을 받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국고손실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습니다.  
 
이 시의원은 당시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인도를 방문하는 데 예비비 4억원이 편성됐고, 이는 국고에 손실을 끼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에 지인을 탑승시킨 의혹(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도 고발장에 적시했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김정숙 여사가 프랑스 방문 때 명품 브랜드 샤넬의 재킷을 빌려 입고 반납하지 않았다는 의혹, 청와대 경호원에게 수영 강습을 시켰다는 의혹도 함께 수사 중입니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인도 방문에 관여한 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사 속도·소환여부 등 따라 두 형사부 희비 엇갈려
 
전·현직 ‘김 여사’ 수사는 검찰 입장에선 ‘뜨거운 감자’입니다. 수사 속도와 ‘두 여사’의 소환, 수사를 마무리한 뒤 기소 여부까지 두 형사부의 행보는 언제나 비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수사부 가운데 한쪽의 수사 속도가 다른 한쪽에 비해 밸런스가 맞지 않거나,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누구는 소환하고, 누구는 소환하지 않는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 어느 쪽이든 ‘정치 수사’라는 비판의 회오리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됩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이창수 중앙지검장의 결정에 ‘여사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지검의 수사 지휘는 해당 지검장이 좌우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선이 이 중앙지검장에게 쏠리는 이유입니다.
 
이 중앙지검장은 지난 5월 새로 부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대변인으로 신임했던 인물입니다. 지난 5월2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지 11일 만에 전주지검 검사장에 중앙지검장으로 전격 임명됐습니다. 
 
검찰은 중앙지검장 교체 이후에도 김건희 여사 수사를 진행하는 김승호 형사1부장을 유임시켰습니다. 불어닥칠 역풍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김정숙 여사 수사도 형사1부에 처음 배당됐지만, 형사2부로 재배당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조사부 소속(4차장 산하) 검사 1명을 파견받는 등 수사에 집중할 채비를 갖췄습니다.
 
오승주 선임기자 seoultubb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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