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굳건 KB금융 16년간 폭풍성장
2016~2020년 부침 딛고 비상…비은행 포트폴리오 탄탄
입력 : 2024-06-28 08:00:00 수정 : 2024-06-28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KB금융지주가 '리딩금융' 자리를 다시 탈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영향 등 일회성 비용으로 분기 실적은 경쟁사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지주 출범과 함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워오면서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올 2분기 리딩금융 재탈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분기 영업외손실로 처리된 홍콩ELS 배상 영향이 2분기에는 사라지면서 실적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는 KB금융의 올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8.0% 증가한 1조4488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KB금융은 홍콩 ELS관련 충당부채를 8420억원 쌓으면서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바 있습니다. 올 2분기에는 신한금융이 1조29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KB금융이 다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KB금융은 국내 4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비은행 부문 수익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KB증권 등 주요 비은행부문 계열사들이 고른 순익을 내주고 있습니다. KB금융의 지난 1분기 비은행 부문 순이익 규모는 7760억원으로,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이 66.6%에 달했습니다.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곳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지주 출범과 함께 적극적인 M&A로 덩치를 키워온 KB금융은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각 계열사의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금융은 2008년 9월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뒤 크고 작은 M&A를 거친 결과 현재 11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사다난 M&A 역사
 
(그래픽=뉴스토마토)
2008년 9월 공식 출범한 KB금융을 제대로 보려면 핵심 계열인 KB국민은행의 시작부터 되짚어야 합니다.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한 국민은행은 줄곧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습니다. 
 
당시 국민은행은 금융권에서 자본력과 이익 창출력 면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시가총액과 자산 규모 면에서는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KB금융은 과거 은행 비중이 90%를 오르내리는 등 은행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KB금융의 M&A 역사는 다사다난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6년 당시 론스타 소유의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해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론스타 먹튀 논란과 검찰 수사 등 악재가 겹치며 매각 계약이 결국 파기됐습니다.
 
2008년에는 카자흐스탄 현지 은행인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392억원에 사들였지만, BCC은행이 영업 부진에 시달리면서 KB금융의 해외사업이 꼬였습니다. 당시 인수의 주체였던 KB국민은행은 BCC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뒤 약 1조원의 평가손실을 입었습니다.
 
이후 2011년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메가뱅크 논란에 또다시 물러났습니다. 2012년에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했지만, 당시 사외이사진 등 이사회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2013년 도전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증권·자산운용·생명보험·저축은행) 인수전에서도 고배를 마셨습니다.
 
2015년에는 우여곡절 끝에 LIG손보(현 KB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했지만 예상치 못한 미국법인 부실 문제가 불거지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같은 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는 미래에셋금융에 밀려 고배를 마셨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순이익 기준 1위 타이틀은 신한금융이 거머쥐었습니다. 그러다 KB금융의 리딩금융 행보는 2016년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경쟁사보다 계열 증권사의 규모나 순익 면에서 뒤처졌던 KB금융은 현대증권(현 KB증권) M&A를 시작으로 그룹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당시 국내 20위권 증권사였던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과의 합병으로 업계 '빅 3' 증권사로 도약했습니다. 2020년에는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인수하며 종합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습니다. 현재 KB금융 비은행 부문의 이익 대부분은 보험 자회사에서 창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KB손보와 KB라이프생명의 합산 순이익은 그룹 전체 순이익의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KB금융 관계자는 "투자운용, WM, 보험, 글로벌 등 4대 영역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회사 실적 개선은 그동안 그룹 핵심 사업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M&A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의 결실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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