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집)②청년 임대주택 입주 곳곳에 '걸림돌'
공급 부족·주민 반대·가격 경쟁력 등 난관 '산적'
입력 : 2024-06-26 16:20:30 수정 : 2024-06-26 16:24:23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정부와 주택관련 공공기관은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안정적인 결혼과 출산을 위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 위해 각종 '청년주택' 제도를 도입 후 시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렴한 임대료로 우수한 입지의 주택들을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주거안정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 중 하나인만큼 여야 모두 주목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취지와 달리 청년주택 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량뿐 아니라 열악한 주거환경, 생각보다 비싼 임대료, 청년 대상 주택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까지 곳곳에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26일 통계청의 '2022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15~39세 청년층 인구 1492만명 중 주택을 보유한 이는 11.8%에 달하는 176만6000명에 불과했습니다. 청년층 10명 중 1명은 무주택자라는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청년 무주택자들을 위한 다양한 임대주택 제도가 존재합니다. 주택공기업인 LH와 SH 등은 여러 유형의 청년 대상 임대주택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LH는 행복주택과 LH청년매입임대 주택, 기숙사형 청년 주택, 청년 전세 임대주택을, 서울시와 SH는 청년 안심주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100대 1 넘는 경쟁률…커지는 공급 확대 목소리  
 
문제는 엄청난 경쟁률입니다. 지난 4월 16일 공개된 SH공사의 2024년 1차 청년안심주택 입주자 모집 최종 청약경쟁률은 약 86대1이었습니다. 작년 서울의 LH청년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126.8대1, 서울 행복주택 경쟁률(최초 공급 기준)은 177대1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시세 대비 임대료가 저렴하다보니 청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SH에 따르면 서울시와 SH는 통학과 출근이 용이한 역세권 및 간선도로변에 청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인 청년안심주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주변 시세의 30~85% 가격으로 공급되는데 청년들이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임대보증금의 50%, 최대 4500만원(무이자)까지 지원합니다. 공급유형은 공공임대(SH 공급), 민간임대(민간사업자 공급) 등으로 나뉘며 임대료는 공공임대는 주변시세 대비 30~70% 수준입니다. 
 
부족한 공급도 문제입니다. 주요 서유럽국가 공공임대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자가점유율이 54%로 한국보다 낮은 대신, 사적임대 비중이 11%에 그치고 사회주택 비중이 35%에 달합니다. 오스트리아도 자가점유율 55%, 사적임대 20%, 사회주택 25%로 사회주택 비중이 사적임대 비중보다 높습니다. 이외에도 스웨덴(20%), 영국(18%), 프랑스(17%) 등 사회주택 비중이 한국의 공공임대 비중 7% 수준을 훌쩍 넘고 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가격 경쟁력 의문…부정적 인식 개선도 시급
 
일각에선 청년 임대주택의 가장 큰 장점인 가격 경쟁력에 대한 지적도 나옵니다. 청년안심주택의 경우 민간임대는 특별공급이 주변시세 대비 75% 이하, 일반공급이 주변시세 대비 85% 이하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 입주자들의 체감 비용은 높습니다. 지난 4월 노량진역 청년안심주택의 경우 첫 계약에서 당첨 포기자가 상당수 나오면서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계약 알람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실제 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주택을 알아봤다는 직장인 신우희 씨(가명, 29세)는 "당시 일반공급 기준 17㎡ 가구는 보증금이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였다. 월세는 35만원에서 60만원 사이고 10만원 가량 관리비가 더해진다"며 "인근 오피스텔 같은 경우 24타입이 보증금 1000만원에 77만원 정도였다.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 못해 계약을 포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지역의 곱지 않은 시선도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인근 주민들은 청년임대주택으로 인해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로 인해 청년임대주택 사업 속도가 안 나오는 경우도 상당수입니다. 올해 하반기 공급 예정인 서울 은평구 불광동 청년안심주택 공급 예정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청년임대주택이 주변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근거는 없지만, 인근 주민들이 신경을 쓰는 것은 사실"이라며 "청년임대주택 특유의 적은 평수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 과밀화와 슬럼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저층부에 지역 주민들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도서관 등 개방시설을 공공기여를 통해 만드는 것도 인식개선을 위한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 일반대학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청년임대주택 거주 청년들과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며 "실제로 집값에 영향을 끼친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는데 지자체 등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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