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야쿠르트 만든 hy…'K-프로바이오틱스'를 꿈꾼다
유산균 연구한 첫 회사…1971년 야쿠르트 탄생
"이로운 미생물은 '프로바이오틱스'로 총칭"
젓갈·동동주에서 찾아내기도…"K푸드 같은 세계화 목표"
입력 : 2024-06-28 18:55:18 수정 : 2024-06-28 18:55:18
지난 20일 'hy 프로바이오틱스 클래스'가 열린 서울 중구 앰배서더 아카데미에 전시된 hy 제품.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hy는 국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처음 연구했고, 가장 오랫동안 연구한 회사입니다."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아카데미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hy 프로바이오틱스 클래스'에서 자신 있는 목소리로 hy의 역사를 소개했습니다.
 
1969년 국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hy(에치와이·옛 한국야쿠르트)는 외국에서 종균 앰풀을 들여와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 1971년 대한민국 최초의 발효유이자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는 '야쿠르트'가 탄생했습니다. 야쿠르트 누적 판매량은 약 500억개에 달합니다. 이는 국내 단일브랜드 음료 중 최다 판매량입니다.
 
이후 '윌'(2000년), '쿠퍼스'(2004), '엠프로'(2019년) 등 기능성을 갖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특히 윌은 30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발효유는 원유(原乳)나 유가공품을 유산균, 효모로 발효시킨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 신맛을 중화시켜 주는 당과 다양한 맛을 내는 향을 첨가합니다. 유산균 수가 1000만 마리 이상 들어 있으면 발효유, 1억 마리 이상 있으면 농후 발효유로 분류합니다. 우유에서 수분과 지방을 제외하고 남는 성분(SNF·Solids Non-Fat)은 각 3%, 8% 이상 함유돼 있습니다.
 
이철호 hy 중앙연구소 유제품팀장은 "최근 소비자들은 낮은 열량과 저당을 선호하는 니즈가 있는 만큼 대체감미료를 활용해 단맛을 낸 발효유 제품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연 hy 중앙연구소 신소재개발팀장이 'hy 프로바이오틱스 클래스'에서 야쿠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발효유의 핵심은 유산균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프로바이오틱스입니다. 통상 유산균이라 알고 있지만, 엄밀히 다르다는 게 hy의 설명입니다. hy 관계자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모든 미생물을 말한다"며 "유산을 생산하는 미생물인 유산균 중 인체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유산균만 프로바이오틱스에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즉, 몸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것은 프로바이오틱스인 것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해균이 붙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면역 조절과 배변 활동,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hy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발굴하고 개발해 왔습니다. 직접 개발해 생산한 프로바이오틱스에는 이름을 붙입니다. 균주를 구분하는 '속'과 '종' 뒤 'HY~'라는 문구를 넣는 식이죠.
 
1995년 국내 최초 한국형 비피더스 유산균 HY8001 균주를 국산화했고, 1996년 발효유 농축종균을 생산했습니다. 2000년 헬리코박터 억제 유산균 HY2177·HY2743을 분리했으며, 이는 윌 제품에 들어 있습니다. 이밖에 피부 기능성, 체지방 감소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를 확보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규건강식품원료(NDI)'로 승인받기도 했습니다. hy는 발효유 판매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를 다른 기업에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균 개발 이면에는 hy 연구원들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전국을 돌며 밤낮없이 균 확보에 매진했는데요. 김주연 팀장은 "새벽부터 장에 나가서 유산균이 있을 만한 재료를 채취했고, 국밥집에서는 잘 익은 김치를 가져왔다"면서 "그 결과 젓갈에서는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균을, 동동주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간에 유익한 균을 발굴했다"고 에피소드를 얘기했습니다.
 
hy의 대표 제품인 야쿠르트를 직접 만들어 보기 위해 준비된 재료. (사진=김성은 기자)
 
현재 hy는 약 5091종의 균주라이브러리를 구축했고, 한국인에게 잘 맞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발굴하고 산업화하고 있습니다. 등록특허는 135건, 특허 균주는 총 59종에 달합니다.
 
국내 최초·최대·유일의 프로바이오틱스 회사를 자칭하는 hy는 향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생산을 꿈꾸고 있습니다.
 
김 팀장은 "프로바이오틱스를 발굴해 안정성을 평가하고 기능성 증명을 거쳐 제품을 만들어내기까지 5~6년이 소요되고 10년 넘게 걸린 제품도 있다"면서 "살아있는 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도 어렵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 팀장은 "10년 전만 해도 서양사람들이 떡볶이를 찾을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지만, 지금 세계적인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처럼 유럽에서 개념이 정립된 프로바이오틱스에도 'K'를 붙여 세계적으로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의 K푸드처럼 'K-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하면 세계 어디서나 믿고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hy의 대표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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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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