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토 핵심 의제는 '태평양'…윤 대통령 '밀착' 괜찮나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3년 연속 참석
입력 : 2024-07-09 15:45:28 수정 : 2024-07-16 16:22:12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체제에 대한 도전', 러시아를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을 선언했습니다.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요, 그의 취임 후 첫 해외 방문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수행한 최상목 당시 경제수석(현 경제부총리)은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고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른바 '탈중국'발언을 했습니다.
 
2022년 나토 정상회의 "중국, 체제 대한 도전·러시아, 가장 직접적 위협" 규정
 
2023년 나토 정상회의는 7월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회의에 참석한 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비유럽국가로는 이례적으로 강한 발언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에 앞서 4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는 '민간인 대규모 공격-전쟁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을 조건으로 처음으로 군사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도 오늘부터 3일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연속 3년째 참석인데 그 이유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자유·인권·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와의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내세운 '가치외교'를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나토가 더욱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행보를 더욱더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이같은 나토 밀착 외교에 대한 불안감도 동반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나토 사무총장 "한국 등 IP4 초청, 대중국 전략 마련 목적"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IP4(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초청한 건 대(對)중국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중국·러시아·이란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 준다"면서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지원한 주요 국가"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중국 견제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도 했습니다. 중국, 러시아에 맞서 IP4와 나토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북대서양'이 아니라 '태평양'이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가 된 겁니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에서 IP4와 첫 공동문서를 체결할 예정입니다. 나토가 2022년과 2023년에도 이 4개국을 'AP4'(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 파트너국)라는 이름으로 계속 초청했다는 점에서 3년 만에 공식 문서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영접 나온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사진) 
 
중국은 나토와 IP4의 공동 협력 체결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데요,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나토는 냉전의 산물이자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진정한 위험의 근원"이라며 "유럽을 혼란스럽게 한 데다 아시아·태평양에 또다시 혼란을 일으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2기' 현실화도 윤석열정부의 나토 밀착과 마찰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 11월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7월 벨기에 브뤼셀 나토 정상회담 공식 연설에 앞서 존 볼턴 안보보좌관에게 “이 자리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라는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볼까 하는데?”라고 ‘폭탄 발언’을 한 것을 비롯해, 여러 차례 나토 철수를 언급했습니다.
 
재선 유력 트럼프  "동맹국, 국방비 안 내면 보호 안 해"
 
올해 초에도 "나토 동맹국들이 이 국방비를 내지 않으면 미국에서 보호하지 않겠다"며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했었죠. 나중에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를 받아내기 위한 '협상 전술'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으나, 그가 재선될 경우 나토의 영향력과 전열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11일 오후에 나토와 미국·유럽의 5개 싱크탱크가 공동주최하는 나토 퍼블릭포럼에서 인도·태평양 세션의 단독 연사로 나서 글로벌 안보 질서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19일 북러조약과 이에 따른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이 높아 그 내용이 주목됩니다.
 
황방열 통일·외교 선임기자 hb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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