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속 '인하 검토' 첫 언급
이창용 총재 "최근 물가 완만히 둔화"
시장에선 "미국 지켜보며 10월 인하" 전망
입력 : 2024-07-11 14:12:58 수정 : 2024-07-11 16:06:13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12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10월쯤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습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습니다. 올해 지난 1월과 2월, 4월, 5월에 이어 이번 금통위에서도 또다시 동결하며 12회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습니다. 역대 최장기간 '동결'입니다.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에는 대내외 불확실성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환율 급등 우려와 가계부채 반등에 긴축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확산 등 인하 요인이 엇갈리면서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표현이 들어가면서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은은 이날 결정문에서 기존의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 뒤에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안정'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는 시간 문제로 읽힙니다.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오르며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으로 완만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물가안정 목표인 2% 수준으로 점차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인하 시점이 9월로 평가되는 가운데 환율을 고려하면 한국이 미국보다 빠르게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7~8월 농산물 가격 상승 가능성 등 물가 변동성을 좀 더 확인한 뒤 10월에 첫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8월과 10월, 11월로 3차례입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9월에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실제 단행한다면 한은 금통위는 10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에둘러 언급하고 나섰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긴축 정책을 너무 늦게 또는 너무 조금 완화할 경우 경제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약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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