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탈탄소화…LNG 연료선박은 '한계'
2분기 기준 대체연료 선박, LNG 42% 차지
'과도기 연료' LNG 선박연료 '메탄 슬립' 높아
"친환경선박법, 화석연료 퇴출 시기 구체화해야"
무탄소 연료 투자 절실…수소활성화 고삐죄야
입력 : 2024-07-21 06:00:00 수정 : 2024-07-21 06: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의 탈탄소 강화에 따라 기존 석유기반을 대체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를 택하고 있지만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료 생산 단계부터 선박의 최종 사용 단계까지 전생애주기(Life Cycle Assessment) 관점의 배출량 평가 기준에 'Well-to-Wake(WtW)'를 도입할 경우 높은 메탄의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예상보다 커진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LNG 추진선의 높은 메탄 배출량은 기후위기 악화뿐만 아니라 해운선사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 5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체연료 선박 증가세…LNG '42%'
 
21일 정부와 해운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대체연료 선박은 LNG가 전체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메탄올 39%, 암모니아 10%, LPG 4%, 기타 5% 등의 순입니다.
 
2분기 기준으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분석한 선박 매매시장 동향을 보면 2분기 신조발주 301척 중 39%에 해당하는 117척이 대체연료 선박입니다.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는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위한 대체연료 선박 전환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7월 IMO가 설정한 2050 탄소중립 '중간 목표'는 2008년 대비 연간 국제해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소 20%(30%까지 노력), 2040년까지 최소 70%(80%까지 노력) 감축입니다.
 
2027년부터는 '중기조치'로 무탄소 선박연료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후환경단체는 정부의 LNG 추진선 전략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기후솔루션이 분석한 국제해운의 탄소중립 이슈브리프를 보면, LNG 연료는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LNG는 중유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Tank-to-Wake(TtW)' 기준으로 최소 20% 저감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선박 주유 원료의 연소·전환·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TtW 기준과 달리 연료 생산 단계부터 선박의 최종 사용 단계까지 따지는 WtW 기준을 도입할 경우 LNG 연료의 전 과정 배출을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입니다.
 
 
21일 정부와 해운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대체연료 선박은 LNG가 전체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표는 전주기평가와 WtW·TtW 정리. (출처=클락슨 리서치)
 
배출량 TtW 기준→WtW 우려
 
지난해 유럽의회는 해양부문 배출가스 감축을 위한 법안으로 선박연료에 WtW방식 적용 방침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한유민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LNG 추진선의 연소가 자연적으로 기화하는 천연가스인 BOG(Boil-off-gas) 방출 외에도 연소되지 않은 메탄 누출의 메탄 슬립이 발생한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70~90% 메탄으로 이뤄진 LNG의 전과정 배출량은 메탄의 높은 GWP(메탄 100년 기간의 GWP는 이산화탄소의 29배, 20년 기간의 GWP는 최대 92배 높음)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높아진다는 설명입니다.
 
미국의 환경단체 국제 청정 교통 위원회(ICCT)가 조사한 LNG 추진선의 운항·정박 중 메탄 슬립 결과를 보면, 일반적 유형 LNG 엔진(LPDF 4행정)의 평균 메탄 슬립은 6.4%로 측정됐습니다. 해당 수치는 유럽연합의 3.1%, IMO의 3.5% 기준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한유민 연구원은 ICCT의 결과를 인용 "LNG 추진선은 운항뿐만 아니라 항만에 정박해 화물을 하역하는 과정에서도 엔진에서 메탄 슬립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LNG의 추출·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 누출을 포함할 경우 LNG의 전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은 선박용 경유보다 120%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럽연합(EU)에서는 전생애주기 평가에 기반해 WtW 기준을 도입하는 등 메탄 슬립과 누출이 반영된 LNG의 전생애주기 배출량이 늘어 LNG 추진선의 경제적 메리트가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친환경선박법에서 화석연료 퇴출 시기를 2030년 이전으로 구체화해야한다"며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증가를 통해 재생에너지 기반 선박용 합성연료를 확보해야 하고 무탄소 연료에 대한 투자 및 개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수소활성화에 고삐를 좨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선호 전력거래소 수소시장팀장은 앞서 열린 수소경제·탄소중립 대국민 포럼에서 "탄소중립,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이행을 위한 청정수소 역할이 대두되면서 주요국들은 자국 여건을 고려한 청정수소 기준,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수소 주요기술 세액공제, 수전해·탄소 포집·저장(CCS) 등 기술개발 및 실증 지원, 생산비용 보전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 영 등 국가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수소 등급제를 도입, 등급별로 차등 지원 체계를 마련 중"이라며 "수소경제·산업 성장의 기본은 민간의 자발적 투자다. 민간투자의 주체는 민간기업, 투자자의 시야와 관점으로 정책·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21일 정부와 해운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대체연료 선박은 LNG가 전체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출처=클락슨 리서치)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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