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해리스 재차 지지…미 대선구도 '엎치락뒤치락'
사퇴 후 첫 대국민 연설…"새 세대에 횃불 넘겨야"
입력 : 2024-07-25 16:37:14 수정 : 2024-07-25 16:37:4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새 세대에게 횃불을 넘겨야 한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차 표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내 인사들의 지지를 잇달아 받은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초박빙 경쟁을 펼쳤습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판세가 다소 흔들리는 흐름을 보이자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극단적인 좌파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며, 이른바 '해리스 바람' 차단에 나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며 고령 논란에 시달리던 자신이 후보직에서 물러나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대국민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한 이후 첫 공개 행보였습니다.
 
바이든 "해리스, 강인하고 유능"…트럼프 "좌파 미치광이"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강인하며 유능하다"며 "저에게 놀라운 파트너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선택은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 이후 해리스 부통령을 다음 대선 후보로 공개 지지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11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민주주의 위협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저는 제 나라를 더 사랑한다"고 언급한 대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으려고 후보직 사퇴를 결단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내년 1월까지 남은 임기 동안 국정과제 완수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공화당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이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아직 해리스 부통령으로 확정되진 않았지만 '해리스 대 트럼프' 구도가 더욱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과 여성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흑인 여대생 클럽 '제타 파이 베타' 주최 행사에 참석해 "우리 자녀와 가족, 미래에 대해 전면적으로 공격하는 극단주의자들은 우리를 퇴보시키려고 하지만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흑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세 전면에 부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한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우리나라를 파괴할 급진적 좌파 미치광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어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력하고 가장 좌익인 부통령"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번 유세는 해리스 부통령 등판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중 유세였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이 사실상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고 선거 판세를 뒤흔들자 본격적인 비판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바이든 후보 사퇴 이후…트럼프 우세→박빙 '판세 변화'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본격적인 표심 잡기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이날 공개된 CNN의 여론조사 결과(22~23일 조사)에서 트럼프 49% 대 해리스 46%로 나타났고, NPR·PBS(22일 조사)의 공동 조사에서도 트럼프 46% 대 해리스 45%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박빙 우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전날 발표됐던 로이터통신·입소스 공동 조사(22~23일 조사)에선 해리스 44% 대 트럼프 42%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섰습니다. 모닝컨설트 조사(21~22일)에선 트럼프 47% 대 해리스 45%로,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박빙 우세였습니다.
 
이처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뒤 여론조사 추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처럼 앞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 우세에서 이젠 두 후보가 동률에 가까운 상황으로 판세가 변하고 있다는 경향성은 확인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고수할 때보단 확실히 민주당이 더 단합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이 위원은 "아직까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한 것이 얼마 안 된 만큼, 당분간 엎치락뒤치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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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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