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 휩싸인 역사교과서…'이념 논쟁' 도돌이표
일부 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서술 축소…이승만 '독재' 표현도 빠져
입력 : 2024-08-30 22:07:59 수정 : 2024-08-30 22:07:59
최근 초중고교 검정교과서 심사를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5·18 민주화 운동 서술(오른쪽)과 다른 출판사 교과서의 서술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새 교육과정(2022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부터 사용할 새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가 30일 공개됐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9종 모두 대한민국의 체제에 대해 '민주주의' 대신 '자유 민주주의'로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는 새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고교 검정교과서 심사 결과를 이날 관보에 게재했습니다. 검정 결과가 공개된 9개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에는 모두 '자유민주주의'라고 표기됐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사과 성취 기준에 '자유민주주의' 용어가 포함된 데 따른 겁니다.
 
1948년 8월15일에 대해선 9종 모두 일부 보수 성향 역사학자들이 사용해 온 '대한민국 수립' 대신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른바 '건국절 논란'은 피하게 됐습니다. 또 새 교육과정에서 빠져 '누락 의혹'이 불거진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은 9종에 모두 반영됐습니다.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는 이승만 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평가원은 3·15 부정 선거와 4·19 혁명을 다룬 단원에서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이 '집권 연장'을 위해 노골적인 부정 선거를 자행했고, 전국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독재라는 표현 없이 4월26일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면 물러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마무리했습니다. 나머지 교과서는 모두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를 언급했습니다. 또 일부 교과서에서 친일 인사나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서술을 우회하거나 축소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우리의 미래 세대까지 뉴라이트에 물들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황정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에 처음으로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는 '위안부'는 축소하고, '독재'는 '장기 집권'으로 분칠하고, '친일파'를 옹호하는 주장까지 포함했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제의 불법적 주권 침탈과 우리의 뼈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할 경술국치일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나서서 독립운동의 혼을 부정하더니, 오늘은 우리의 미래 세대까지 뉴라이트에 물들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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