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깊어지는 경기도-도의회…김동연 정치력 '시험대'
경기도의회, 행정감사 관련 첫 임시회…도지사 참모진 불참
도의회 "김동연 '협치·소통 부족'"…북부특자도 협력도 난항
김동연, 정치력 시험대 올라…도의회 갈등 어떻게 푸나 관건
입력 : 2024-07-31 14:56:14 수정 : 2024-07-31 14:56:14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정치력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경기도의회가 경기도청 비서실·보좌기관에 대한 행정감사(행감)를 요구한 이후 첫 경기도의회 업무보고에서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 참모진들은 불참한 겁니다. 경기도의회는 일제히 김 지사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김 지사로선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 현안을 위해서는 도의회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도의회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대권 잠룡' 김 지사의 정치력도 판가름날 걸로 보입니다.
 
3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지난 25일 제376회 임시회 첫 회의를 열고, 경기도청 비서실·보좌기관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걸 포함해 행감 기간 결정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청 비서실·보좌기관 관계자들은 의회운영위 업무보고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사진=경기도의회 제공)
 
앞서 지난달 27일 경기도의회는 경기도청 비서실·보좌기관 등을 대상으로 행감을 실시하는 내용의 '경기도의회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처리했습니다. 비서실 행감은 서울시에 이어 두번째, 보좌기관 행감은 전국 최초입니다. 투표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재석의원 115명 중 찬성 98명, 반대 13명, 기권 4명인데요. 정당별 도의원 숫자는 민주당 77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입니다. 즉 경기도청 비서실·보좌기관을 감사하는 내용의 조례안에 대해 김 지사와 당적이 같은 민주당 의원 상당수도 찬성한 겁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협치의 정신으로 해당 조례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지사가 '협치'를 강조한지 일주일 만에 도지사 측근그룹으로 꼽히는 비서실 등이 도의회 요청에 불응한 셈입니다. 
 
이런 탓에 이번 '업무보고 불출석' 사태를 두고선 도의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일제히 김 지사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김 지사에게) 줄기차게 만남을 요구했지만, 소통이 없다"라면서 "김 지사는 대권에만 관심 있고, 경기도정을 등한시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종현 민주당 대표의원도 "우리가 전달하는 사항, 우리의 이야기가 (김 지사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라면서 "경기도청 집행부에 있는 분들이 (김 지사와 도의회가)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2024년도 본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김 지사의 정치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경기도의회와 갈등이 지속될 경우엔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기회소득 지급, K-컬처밸리 공영개발 등 김 지사 역점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칫 역점사업이 좌초될 경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 지사의 정치적 위상이 흔들리고, 대권 행보에도 발목이 잡힐 공산이 큽니다. 도민에게는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도지사, 소통과 협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치인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 지사 입장에서는 경기도의회와의 갈등은 차기 대권 주자로서 넘어야 할 산"이라며 "갈등을 못 풀면 도지사로서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대권 행보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지사가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면 반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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