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칼럼)AI를 대하는 K-산업의 자세
입력 : 2024-08-09 13:58:09 수정 : 2024-08-09 13:58:09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산업계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사안이기에 면밀하게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챗GPT 등장 이후 급성장한 AI 산업의 수익성 문제가 대두된 데다 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거품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인텔은 100억달러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빅테크들의 투자 축소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현재 초기 AI 투자기에 경쟁적으로 가속기 반도체를 확보 중인 미국, 중국 빅테크 업체들이 비용 증가, AI 매출 저조, 재고 증가, 경기 둔화 등의 이유로 내년부터 투자 강도를 완화한다면 HBM 수요도 현재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가 나오는 반면,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AI 산업의 수요라든지 수익모델 등 내재적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겁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글로벌 주식 시장 변동성으로 제기되는 AI 거품론과 관련해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면서 흔들림 없는 기술 경쟁력 확보와 투자를 당부했습니다. 
 
최 회장의 경우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조하며 AI 행보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초 새해 첫 현장 경영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AI 메모리 분야 성장 동력과 올해 경영 방향을 점검한 데 이어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만났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중 약 80%에 해당하는 82조원을 현재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투자할 방침입니다.
 
이제 AI 산업의 유용성은 키우고, 관련 산업 생태계 성장을 위한 지원을 육성해야 하는 것은 산업계의 과제가 됐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는 'AI 기술의 잠재적 이점이 위험보다 많다'고 했고, 55%는 '안전한 AI 발전을 위해 규제보다 혁신이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인공지능법 제정 및 윤리기준 마련'(34%)이 꼽혔습니다. 'AI의 잠재적 이점'에 대해 응답자의 30.6%는 '일상생활의 편의성 향상'을 꼽았으며, 19.6%는 '업무 추진의 효율성 증진'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좋든 싫든 피할 수 없는 AI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AI 시대는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과 맞물려 치열한 경쟁에 접어들었습니다. AI 산업의 저변로 인한 산업계의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동시에 우수 인재 육성과 초격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AI를 필두로 한 첨단 전략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만이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면 우리 산업계는 퇴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AI 시대에 발맞춘 우리 산업계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임유진 재계팀장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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