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밸류업 경착륙 고민
현대차 통큰 밸류업 선도…전문가들 "투자자, 긍정 반응 끌어낼 것"
LG전자·포스코 계열사, 4분기 밸류업 발표 예고
입력 : 2024-09-02 14:30:57 수정 : 2024-09-02 16:28:12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주요 대기업들이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동참키로 해 귀추가 주목됩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밸류업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인데요. 특히 기존 금융사 위주로 참여하던 밸류업 프로그램이 대기업 계열 비금융 상장사들도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시장에선 '주주 환원'이라는 밸류업의 당초 목적을 이룰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4분기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서 LG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상세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2024년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공시한 바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LG 사옥.(사진=연합뉴스)
 
최근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표 하에 회사 비전과 사업 현황을 직접 설명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소통·알림·나눔을 앞세운 '열린 주주총회'를 추진,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한 바 있습니다. 조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글로벌 유력 기관투자사의 고위급 투자 담당 임원들을 잇달아 회동하며 기업설명회를 주관하는 등 시장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대차 역시 밸류업 정책에 적극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사의 밸류업 추진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는 2027년까지 배당금을 25% 늘리고, 자사주 약 4조원을 매입해 일부는 소각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에 따라 3년간 매년 순이익의 35%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9월부터 밸류업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가져야할 시점"이라며 "특히 현대차, 포스코, LG 등 대기업 계열사의 예고 공시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올해 4분기 내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대부분의 기업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보유하고, 현금배당 이외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돼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경쟁사인 도요타 및 혼다의 주주환원 정책과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현대차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대차 양재동 사옥.(사진=연합뉴스)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 계열사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4분기 중 공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하고, 투자자의 투자 유도를 통해 한국 증시의 도약을 이끌어낸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정부 역시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간담회를 통해 10대 그룹에 밸류업 공시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당시 국내 10대 그룹 임원들과 간담회에서 "금융업종 중심으로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공시되고 있고, 하반기에는 다양한 업종으로 공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인 10대 그룹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 이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영국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전날(1일) 출국했습니다. 정 이사장은 오는 5일 거래소와 CLSA코리아증권 공동주최로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K 밸류업 글로벌 로드쇼'에 참석합니다. 정 이사장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기업 밸류업 지원 프로그램을 상세히 설명하며 시장 참여 확대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또 런던에 진출해있는 국내 증권사, 운용사 등과 간담회를 통해 현지에서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입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공시와 사업 수익모델을 탄탄하게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습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주가치가 오르려면 자신들이 얼마나 열심히 할지에 대한 공시를 투명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모든 것의 전제는 더 이익이 많이 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으로, 이를 통한 주주환원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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