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샌드위치 연휴 파업, 생산 차질 이상무…투쟁 동력 약화
전삼노, 게릴라식 파업 선언…15~18일 나흘간 파업 돌입
징검다리 연휴, 휴가 낸 직원 많아 생산차질 없어
입력 : 2024-08-16 16:06:03 수정 : 2024-08-16 16:11:0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샌드위치 연휴에 파업에 나선 가운데,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업 참여 조합원들이 임금 손실 누적과 손실금 보상 등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면서 투쟁 동력은 약화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조가 생산 차질을 목표로 내건 자체가 조직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총파업 돌입 25일째인 지난 1일 현업 복귀를 선언했지만, 게릴라식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라인 차질'을 목표로 내거는가 하면 지지부진한 협상에 따른 피로감과 부족한 파업 명분 등으로 업계 안팎에선 '명분을 잃은 파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삼노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파업에 돌입하는데, 근무형태별로 근로 거부에 나섭니다. 광복절인 15일에는 휴일 근로 거부를 실시하고 변형교대, 4조3교대, 자율출퇴근제 등을 통해 근로 거부를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광복절을 포함한 샌드위치 연휴 기간 파업을 통해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징검다리 연휴라 당초 휴가를 낸 직원들이 많은 만큼, 전삼노 근로거부에 따른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삼노 관계자는 유튜브에서 샌드위치 연휴 파업에 대해 "이 기간에는 오피스 인원들이 (교대 근무자들이 빠진) 생산라인에 지원을 나올 수 없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사측에 데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업 25일만에 현업에 복귀한 전삼노가 게릴라식 파업을 예고하고 있지만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다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전삼노와 집중 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됐습니다. 양측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집중 교섭을 실시했습니다. 사측이 전삼노의 요구 대부분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나 막판 전삼노가 200만 복지포인트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전삼노는 지난 1일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전삼노는 이 자리에서 "이제는 이 회장이 총파업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전삼노가 '이재용은 바지사장'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는 건 넌센스"라며 "조합원들에게 임금 손실 누적만 안긴 채 별 소득없이 끝나버렸다. 조합원들의 경제적 손실 보상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투쟁 동력이 약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은 파업을 하고, 여행 간 후기를 익명 게시판에 올리는 등 전혀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많은 직원들이 연차를 쓰는 샌드위치 연휴에 파업을 하는 게 파급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삼노가 쟁의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5일 이후 삼성전자의 다른 노조가 사측에 개별 교섭을 요구할 경우 전삼노는 대표 교섭권은 상실됩니다. 이에 따라 전삼노를 비판해온 삼성전자 제3노조인 동행노조가 사측에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동행노조 내부에서 체계를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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