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미국 발 중국 관세 인상…금호석화, 호재일까 악재일까
중국 업체 매출 감소 시 동남아 업체 수혜 기대
원료 제공하는 금호석화 헤택 예상되지만 중국 업체와도 사업 진행 중
상황 변화에 예의 주시…인력 증원도 '눈길'
입력 : 2024-08-23 06:00:00 수정 : 2024-08-2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6: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미국이 중국 장갑 업체들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원재료를 제공하고 있는 금호석유(011780)화학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매출이 감소하면 동남아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동남아 업체의 매출 확대로 금호석유화학도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이 중국 업체와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뚜렷한 호재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회사는 현재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사진=금호석유화학)
 
미국 관세 인상에 중국 기업 '주춤'…금호석화 몫 커지나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장갑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큰 변화를 겪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당시 수술용 장갑을 비롯한 보호장비 수요가 급증하며 이들 기업들은 호황을 누렸지만, 전염병 확산이 줄어들면서 이에 대한 수요도 감소했다. 수요는 줄어든 반면 업계는 늘어난 생산능력(CAPA)으로 공급 과잉이 빚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남아 장갑 업체들의 업황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의 주요 동남아 고객사들이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금호석유화학의 주요 제품인 합성고무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장갑들은 글로벌 시장 가운데서도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가 많아 금호석유화학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산 수술용 장갑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산 장갑이 차지하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그 빈자리를 금호석유화학의 고객사인 동남아 장갑 기업들의 제품이 메우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동욱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중국산 수술용 장갑에 대한 관세 인상 움직임으로 인해 CAPA를 축소하거나 신규 시장 진입자가 이탈하고 있다"면서 "일부 공급 과잉 문제가 완화되고 있고, 업체들의 불용 재고 폐기 처분 및 유통 재고의 감소로 재고도 정상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대체재인 천연고무 장갑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이 동남아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납품 거래를 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중국기업에 대한 관세 인상이 무조건 호재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이 회사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까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가 거래하는 업체가 동남아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관세 인상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동남아향 매출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의 고객사가 줄어드는 점도 있어서 구체적인 실익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는 인력 감축 추세인데 오히려 '증원' 기조 
 
아울러 국내 합성고무 가격 상승도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합성고무 가격은 1톤당 2200~2300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0%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금호석유화학의 매출 증가에 직결되고 있으며,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이 판가에도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2분기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부문 매출은 7080억원,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5470억원, 30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직전분기(5960억원, 250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각각 19%포인트, 88%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국내 석유화학 업황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인력 채용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 업계 전반에서 인재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희망퇴직이나 인력 재배치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는 업계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로 풀이된다.
 
LG화학(051910)의 경우 2020년 팬데믹 이후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특히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보다는 배터리 사업 등 신성장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조직 재편을 실시했으며, 이에 따라 일부 석유화학 부문에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011170) 역시 팬데믹 기간 동안 수익성 악화로 인해 일부 인력 감축을 추진했다. 2021년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해외 법인의 구조조정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인력 조정을 실시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비용 절감과 함께 조직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러한 업계 흐름과는 반대로, 지난해 상반기 1502명이었던 인력을 올해 1571명까지 69명을 증원했다. 이 같은 금호석유화학의 인력 확충은 단순한 인력 증가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중요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분기 11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52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4%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1.1%, 영업이익은 51.7% 증가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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