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참전' 땐 전면전…세계 경제 '시계 제로'
중동 리스크 고조에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잭슨홀 효과'에 각 국 환율도 롤러코스터
입력 : 2024-08-26 16:46:48 수정 : 2024-08-26 18:22:16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대대적인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세계 경제가 또다시 '시계 제로' 상태에 놓였습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전에 돌입하면 미국과 이란이 개입하면서 '제5차 중동전쟁' 발발이 불가피한데요. 중동 지역의 확전 위험이 한층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의 불안감도 더욱 커졌습니다. 미국의 피벗(Pivot·통화 긴축 정책 전환) 선언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스며들면서도 중동 지역의 리스크가 발목을 잡으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더욱 확대된 모습입니다.
 
중동 불안에 국제유가 상승세 '불가피'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한 차례씩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의 확전 위험이 한층 고조됐습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공격 징후를 포착했다며 전투기 100여대로 선제 공습에 나섰고, 헤즈볼라는 즉시 로켓 320발과 드론 편대를 동원해 반격에 나섰습니다.  
 
다만 양측은 공격 직후 각각 "작전이 성공적이었다"라고 자평하면서도 추가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인데요. 일단 전면전은 피했지만 정면 충돌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여서 전 세계의 촉각이 곤두섰습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면전에 돌입하면 미국과 이란이 개입하면서 사실상 '제5차 중동전쟁' 발발이 불가피한데요. 이럴 경우 유가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외환시장으로까지의 리스크 전이는 피할 수 없습니다.
 
현재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경우 유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앞서 산유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졌을 때 국제유가는 배럴당 127.99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습니다. 비벡 다르 호주 연방은행(CBA) 광산·에너지 상품 전략가는 "중동 지역의 긴장과 갈등 확대 가능성으로 인해 원유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인근 상공에서 헤즈볼라가 날려 보낸 무인기가 이스라엘 전투기에 요격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는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며 전면 충돌했다. (사진=연합뉴스)
 
'잭슨홀 효과'에 환율 급락·유가 급등
 
중동 불안뿐 아니라 미국의 움직임 또한 세계 경제 변수로 꼽히는데요.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세계 경제의 리스크가 확대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빨라진 피벗 또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정책을 조정해야 할 때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를 강력히 시사했는데요.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지난 주말 미국의 장기금리는 하락하고, 달러화 지수도 0.82%나 급락했습니다.
 
국제유가 역시 잭슨홀 효과로 급등했는데요. 지난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2달러(2.49%) 급등한 배럴당 74.8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1.80달러(2.33%) 오른 배럴당 79.02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잭슨홀 효과에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기타 통화는 강세를 보이는 등 각 국의 환율도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신호를 강하게 내비친 이후 일본 엔화는 외환시장에서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싱가포르 달러도 10년 만에 가장 큰 강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빅컷'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중동 정세 격화가 발목을 잡으면서 세계 경제 리스크는 더욱 확대됐다는 진단이 나오는데요. 미 대선 역시 하반기 세계 경제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꼽히면서 향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동 지역 분쟁 확산으로 해운 운임 상승 및 운송 지연, 국제 유가 상방 압력 확대, 분쟁 당사국 및 주변국 경기 위축 등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동 지역 분쟁에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사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며 전면전 확장 시에는 중동 지역과의 전반적인 경제 협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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