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회공헌 점검)①은행 매년 1조 투입…양과 질 모두 변화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 늘려…영리 행위 관련 성과 제외
입력 : 2024-08-29 08:00:00 수정 : 2024-08-29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국내 은행권의 사회공헌 규모는 연간 1조원 이상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대가성이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사회공헌 성과는 집계에서 제외하는 등 보여주기식 활동을 자제하려고 애쓰고 있는데요. 다만 서민금융 지원과 지역 사회 기여에 적극 나서는 만큼 국민 체감도가 낮다는 아쉬운 평가도 나옵니다. 금융당국 정책에 편승한  단발적이고 일률적인 활동 보다는 차별화 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9년 이후 1조 규모 넘어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은 총 1조6349억원입니다. 전년 1조2380억원 대비 32% 증가했습니다. 은행권의 연간 사회공헌활동 금액은 2019년 1조1359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1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에 1조617억원으로 축소됐지만, 지난해부터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에 부흥해 다시 규모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은행권의 분야별 사회공헌 추진 실적을 보면 '지역사회·공익'에 1조121억원(61.9%)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서민금융’이 4601억원(28.1%)으로 전체 금액 대비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학술·교육 765억원(4.7%), 메세나(문화·예술·체육) 635억원(3.9%), 글로벌 115억원(0.7%), '환경' 112억원(0.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이자 장사' 비판을 받아온 은행권은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권 사회공헌은 양 뿐만 아니라 질도 개선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가 매년 공개하는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실적기준 평가방식을 배폭 변경했습니다. 사회공헌 기준을 개편해 대가성이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활동은 집계에서 제외하고 정성적 항목을 확대한 것입니다.
 
사회공헌 보고서는 기존 6대 활동분야를 총 24개 세부항목으로 분류해 각 항목에 대한 지원 및 활동 금액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항목별로 표준화된 집계 기준을 마련했는데요. 영리활동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는 활동은 6대 활동분야 실적 집계에서 제외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 발전기금 출연은 교육환경 제고 등 공익 목적을 위해 활용되지만 주거래 약정 체결 등을 위한 대가성 활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제외했습니다. 체육 분야의 경우 프로스포츠 관련 활동은 제외하고 아마추어 스포츠 관련 활동만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보완하고자 '추가 활동'란을 신설해 개별 은행이 사회공헌으로 판단한 활동을 설명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프로스포츠 팀·구단 운영, 농업지원사업, 어민지원사업 등을 은행 판단에 따라 추가 활동란에 관련 내용을 표기할 수 있습니다. 정성적 항목의 공시를 강화하기 위해 '상생금융 및 추가 활동' 부문을 추가하고 대체점포 운영 현황 등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주도로 사회공헌 공시 체계를 개편하면서 천편일률적인 활동이 주를 이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내 은행의 사회공헌 규모가 지난 2019년 1조1359억원을 기록한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시중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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