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 체코 동행…재계, 동유럽서 신사업 모색
삼성·SK·LG 총수 '경제사절단' 동행
원전 외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협력 확대 예고
입력 : 2024-08-30 13:44:49 수정 : 2024-08-30 14:54:33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다음달 체코 방문에 4대 그룹 총수들이 동행키로 하면서 각 그룹별로 어떤 미래 사업 먹거리를 발굴할지 주목됩니다. 원전 협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인 가운데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 전반에서 '세일즈 외교'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통령 해외 순방에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삼성은 체코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지 않아서 이재용의 회장의 경우, 인근 사업장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동유럽 인접국가들을 둘러보며 새로운 사업 먹거리를 발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은 대한상의 수장 자격으로 동행합니다. 최 회장은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여러 차례 동행한 바 있습니다. SK그룹이 동유럽 시장에서 2차전지, 소재,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분야의 성장을 도모하는 만큼 해당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체코 현지 공장을 살펴볼 전망입니다. 현대차는 체코 노소비체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유럽연합(EU) 내 위치한 현대차의 유일한 완성차 공장입니다. 생산능력은 연간 35만대이며, 누적생산량은 453만대 정도입니다.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체코에서 페트로 피알라 총리를 접견하며, 현대차 체코공장을 전동화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구광모 LG회장은 체코에서 배터리 사업 경쟁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코 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의 2차전지 공장 투자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구 회장의 순방 동행으로 체코에서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등의 성과를 낼지 관심을 모읍니다.
 
4대 그룹 외에도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출국할 전망입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도 동행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기업인 방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장인화 포스코 회장입니다. 최정우 전 회장이 정부 주관 행사에서 매번 패싱 당한 것과 달리 장 회장은 순방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지난 6월 윤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도 동행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지속됐던 '포스코 패싱' 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순방에선 대한상의와 코트라 주최의 비즈니스 포럼, 양해각서(MOU) 체결식, 비즈니스 상담회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재계에선 이번 경제인 동행으로 양국의 전략적 경제 협력 분야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1일 '한-체코 협력 관계 심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체코 방문과 관련한 준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양국 원전 협력 방안을 비롯해 금융·산업·에너지·과학기술·교통 인프라·교육 등 전 분야에 걸친 호혜적 협력 추진 방안을 검토키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체코 방문을 통해 양국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지난 정부 5년간 탈원전으로 원전 생태계가 고사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어렵게 살려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원전 시장에서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해서 안심할 순 없고, 최종 계약서에 사인할 때까지 정부와 한수원, 한전, 필요하면 같이 들어갈 수 있는 민간 기업들이 전부 힘을 합쳐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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