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반짝이는 본점장의 속삭임, 두근거리는 녹차라떼의 설렘을 이 자리에!"
6일 낮 1시. 게임 문화 축제 'GXG 2024'가 열린 판교역 광장엔 괴상한 마법 주문을 외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PC 앞에 설치된 마이크에 소리치는 사람을 지켜보던 구경꾼들도 이 신기한 게임을 해 보려고 줄 서기 시작했는데요.
기자가 6일 'GXG 2024' 렐루게임즈 체험장에서 '마법소녀 루루핑'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렐루게임즈)
'마법소녀 루루핑' 시선 집중
이 게임은 크래프톤 산하 렐루게임즈의 화제작 '마법소녀 러블리 카와이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입니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화면 아래 출력된 마법 주문을 큰 소리로 정확히 외쳐야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크래프톤의 자체 개발 AI 음성 인식 기술이 게이머의 목소리와 발음 등을 분석해 공격 점수와 방어 성공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 옆 자리에선 AI와 직접 대화하며 살인사건 범인을 추적하는 '언커버 더 스모킹 건' 시연회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이 게임 역시 렐루게임즈 작품인데요. 탐정이 된 게이머가 로봇 용의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며 단서를 찾아내야 합니다. 용의자와의 대화엔 오픈AI의 챗GPT4o(포오)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가 활용됩니다.
이날 렐루게임즈 부스는 우리 일상에 스며든 AI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김미은 렐루게임즈 리드는 "아직 남아있는 AI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시키고 싶어 행사에 참여했다"며 "보통 AI 게임이라고 하면 '효율적인 개발'을 떠올리는데, 마법소녀 루루핑과 스모킹 건처럼 AI는 이미 일상 속 게임에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전태산(22)씨가 스파이더맨의 대표 자세를 잡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코스프레·인디게임·음악회도
성남산업진흥원과 게임문화재단이 주관한 GXG는 6~7일 이틀 간 열리는데요. 광장 곳곳에선 코스어들이 게임 속 세상을 구현하는 재미에 빠져있었습니다.
이날 판교역 최고 인기 캐릭터는 다정한 이웃, 스파이더맨이었습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전태산(22)씨는 원단을 구매해 직접 수트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전씨는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 '스파이더맨' 3부작이 시작된 2002년에 태어났는데, '마블 스파이더맨' 게임 시리즈도 즐긴다"며 "스파이더맨은 고달프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 신념을 관철하는 모습이 매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젠(Zen·23)씨(사진 위)와 트위터 상주로 나선 애청자 A씨. (사진=이범종 기자)
용인에서 온 젠(Zen·23)씨는 '장송의 프리렌' 주인공 프리렌 분장을 하고 나왔는데요. 젠씨는 궂은 날씨에도 코스프레를 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사람도 만나고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자리엔 상복을 입은 코스어도 이목을 끌었습니다. 올해 한국 시장에서 물러난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 애청자 A씨는 "평소 '마인크래프트' 방송을 즐겨 봤는데, 스트리머 수익 창출에 제약이 생기면서 한국에서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트위치는 가치를 잃었다고 생각해 상주를 자처하고 있다"며 "게임계 주요 사건이기도 하고 트위치 애청자이기도 해서 5월 플레이 엑스포 때부터 참여하는 게임 행사마다 트위치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GXG 2024는 이날 오후 5시 성남시립국악단·성남시립합창단의 게임 사운드트랙 국악 공연과 함께 개막합니다. GXG는 인디게임 체험, 조형물 전시, 버스킹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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