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후보군 지자체장)친문·비명 규합 김동연…지원금 25만원 이견까지
친문·비명계 영입, 친노 인사 만나며 존재감 드러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주장…이재명과 대립각
김동연 "민주당 정권교체에 역할이 있다면 해야 되는 것"
입력 : 2024-09-23 06:00:00 수정 : 2024-09-23 06:00:00
[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친문(친문재인)·비명(비이재명)계를 규합하고 있습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정책에 반대 메시지를 내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행보는 대권을 향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입니다.
 
김 지사는 광역자치단체 직무평가에서 1위를 하고 있습니다. 정책적 능력은 입증이 된 겁니다. 대선주자 지지율은 아직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대권행을 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셈입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김 지사가 민주당 후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김동연 경기지사가 너럭바위에 엎드려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김동연, 친문·비명계 영입해 세력 확장
 
김 지사는 지난달 26일 전해철 전 의원을 경기도정자문위원장에 위촉했습니다. 도정자문위원회는 도정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새로운 정책을 기획·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사실상 김 지사의 싱크탱크인 셈입니다. 전 전 의원은 위촉식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지사와 정치적으로 함께하거나 후원하는 역할임을 전혀 부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법률가 출신인 전 전 의원은 노무현정부에서 민정수석을, 문재인정부에선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친문계 핵심입니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진행된 22대 총선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되며 아픔을 삼킨 바 있습니다. 당시 공천은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불리며 큰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김민철 전 민주당 의원도 경기도시장증권진흥원장에 임명됐습니다. 경기도 대변인 역시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강민석 대변인이 맡았습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대권 주자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김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참배했습니다. 지난달 31일에도 노 전 대통령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친노 인사들과 만찬을 함께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접점도 늘리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제게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셨다"고 말했습니다. 
 
19일에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문 전 대통령 등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역대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어달리기를 해왔는데 이어달리기가 멈췄다. 멈춘 정도가 아니라 역주행하고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대표적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주요 이슈에 목소리 내며 전문성 드러내
 
이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확대 재정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 지원금을 주는 건 동의한다"면서도 "(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해주는 게 맞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2020년 지급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소비로 잘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어 11일에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전 국민이 아니라 상위 20%나 30%를 제외한 중산층과 서민에게 지급하자"고 했습니다. 선별 지급 주장을 구체화한 겁니다. '이재명표 정책'에 소신 발언을 내놓으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 지사가 이 대표에게 반기를 든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김 지사는 지난 6월에도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안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 누구의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 민주당'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
 
김 지사는 경기도 외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 제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논란에 "윤 정권의 의도가 뻔하다. 전직 대통령을 검찰 포토 라인에 세워 망신 주겠다는 잔인한 공작"이라며 "국민과 함께 대통령님을 지키겠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을 내놨습니다.
 
또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뉴라이트' 논란이 일자 광복회관을 직접 찾아 이종찬 광복회장을 만났습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해 명절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도내 응급의료 현장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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