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삼성·구글, 타사 스토어 앱 설치 방해" 소송
삼성 '보안 위험 자동 차단' 기능
에픽 "삼성·구글 외 스토어 사용 방해"
삼성 "동의 후 쓰거나 언제든 끌 수 있어"
입력 : 2024-09-30 22:58:22 수정 : 2024-09-30 22:58:2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삼성전자·구글이 자사 앱 설치를 고의로 방해한다며 소송을 예고했습니다.
 
이날 에픽게임즈는 "삼성 디바이스의 '보안 위험 자동 차단(Auto Blocker)' 기능을 사용해 앱 유통 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으로 공모하고, 에픽 대 구글 소송에서의 배심원단 평결을 훼손한 혐의로 구글과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소송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진행됩니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개발사이자 게임 개발 도구 언리얼 엔진 등을 만들어 파는 회사입니다.
 
소송의 발단은 최근 삼성전자 제품에 설치된 '보안 위험 자동 차단(Auto Blocker)' 기본 활성화 업데이트입니다.
 
이 기능은 지난해 10월 처음 추가되고 올해 7월 업데이트됐습니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업데이트로 해당 기능이 이전과 달리 기본으로 활성화됐고, 갤럭시나 구글 스토어 밖에서 앱을 받으려면 21단계를 밟아야 한다며, 이는 구글의 독점 지위를 지키기 위한 구글과 삼성의 공모라고 주장했습니다.
 
에픽 스토어 모바일 판 포스터. (이미지=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는 보안 위험 자동 차단 기본 활성화가 구글을 상대로 낸 소송 결과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게임 내 결제액의 약 30%를 수수료로 떼는 데 반발해 자체 결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이에 구글이 포트나이트 등을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했고, 에픽은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와 결제 서비스를 불법 독점 운영했다며 에픽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에픽게임즈는 "이런 조직적인 반경쟁적 불법 거래가 계속되도록 허용하는 것은 개발자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배심원단의 평결과 전 세계의 규제 및 입법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세계 최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 제조사인만큼 삼성 갤럭시 스토어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의미 있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 고위 경영진이 제안했던 수상한 거래 및 구글과 삼성의 계약을 통해, 앱 유통 시장의 경쟁 환경을 봉쇄하고 개발자들과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치면서 구글의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공조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와 같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경쟁하지 않고, 다른 제3자 스토어도 경쟁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수십억 달러를 삼성에게 지불한 구글의 책략은 에픽 대 구글의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구글과의 재판 과정에서 △구글은 삼성과의 경쟁을 피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고 △'프로젝트 반얀(Banyan)'으로 삼성 갤럭시 스토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삼성에 비용을 지불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고 △2020년 '수익 배분 계약'으로 삼성이 주요 게임 개발사와 갤럭시 스토어 출시를 위한 독점 계약을 맺지 않는 등 구글과의 경쟁에 나서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고도 했습니다.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사진=이범종 기자)
 
에픽게임즈는 "법원에 구글과 삼성의 반경쟁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를 금지하고, 삼성이 보안 위험 자동 차단 기본 설정을 제거하고 경쟁을 활성화하도록 명령할 것을 요청한다"며 "에픽과 구글의 소송에서 경쟁 환경을 봉쇄하기 위한 구글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사들과의 계약은 불법이며, 구글뿐만 아니라 이들과 담합한 디바이스 제조업체도 해당된다고 한 배심원단의 만장일치 판결이 엄중히 지켜질 수 있도록, 에픽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에픽게임즈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보안 위험 자동 차단' 도입 당시 이 기능을 쓰지 않게 설정한 기기는 7월 업데이트 이후에도 계속 기능이 꺼진 상태"라며 "7월 이후 출시된 신제품을 첫 구동할 땐 이 기능을 사용할 지 여부를 묻고 동의한 경우에만 활성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보안 위험 자동 차단 사용에 동의한 이후 불편함을 느끼면 언제든지 이 기능을 끌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드려왔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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