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의진화)②자문형랩 시장, 전운이 감돈다
수수료 인하 경쟁 불붙었다
후발사들 배수진 치고 대공세
증시 조정국면에도 인기 식을줄 몰라
단맛 본 투자자, 자문형 랩 다시 찾아
입력 : 2011-02-17 15:42:26 수정 : 2011-02-18 14:23:01


[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랩어카운트 시장이 펀드와 직접투자 사이의 간극을 매우는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판매사들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중 지난해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문형 랩은 개미들을 기관으로 만드는 괴력을 발휘하면서 사실상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최대 돈줄이다. 증권사들이 자문형 랩 판매를 위해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 자문형 랩 후발 주자인 미래에셋과 현대증권이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면서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 후발사들의 반란 ‘수수료 인하’
 
박현주 미래에셋 그룹 회장은 지난 7일 자문형 랩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며 미래에셋이 나서 이를 내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시장 1위 업체인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랩 수수료 인하 문제는 시장이 알아서 할 일 이라고 맞받아치며 신경전을 펼쳤다.
 
정확히 3일 후 미래에셋은 자문형 랩 수수료를 3%에서 1.9% 인하했고 현대증권도 절반이나 깎아 1.5%~1.0% 로 낮췄다. 후발업체들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후발사 들이 수수료 인하라는 강력한 카드를 들고 나선 이유는 시중의 자금이 상위사들에게 집중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자문형 랩 운용규모가 가장 큰 상위 5개사를 분석해 보면, 4분기에만 약 1조6000억원이 증가 했으며 12월 한 달에만 약 9275억원이 순증가 했다.
 
수수료 인하는 제법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수수료 인하가 적용된 이후 자문형 랩의 하루 판매 금액이 30% 가량 늘었다. 단순 계산으로 수수료 인하 전 미래에셋의 자문형 랩 하루 판매금액은 30억원 수준. 수수료 인하 후에는 9억원 가량이 더 늘었다.
 
현대증권도 작년 일평균 5~6억원 정도를 팔았으나 지난 14일 수수료 인하 이후에는 4일 만에 100억원이 들어왔다. 일평균 판매량이 5배가량 증가한 셈.
 
◇ 10조원대 황금시장, 증권사들의 로망
 
랩어카운트의 주식관련 유형은 올해 상반기까지 약 10조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증권사들로써는 놓치고 싶지 않은 시장이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랩어카운트시장은 신뢰도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국내주식형펀드의 대체투자처로서 급성장하고 있다”며 “펀드의 추세적 환매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 되되지만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재유입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증시 수급 불안을 완화 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는데도 자문형 랩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자 증권사들은 새로운 상품들을 쏟아내며 판매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최근에는 적립식을 겨냥한 상품도 등장했으며 해외 자문사로부터 포트폴리오를 제공받는 해외 자문형 랩까지 수많은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자문형 랩으로 쏠쏠한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은 이제 펀드 정도의 수익률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며 “차익실현 후 계약을 해지했던 고객들이 다시 다른 자문형 랩 상품에 자금을 몰아넣고 있어 당분간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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