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안전사고·임금..항공업계 '산넘어 산'
고객 서비스 차질 우려의 목소리도
입력 : 2011-07-05 14:17:49 수정 : 2011-07-05 18:59:39


[뉴스토마토 박창주기자] 조종사 음주운전 적발, 정비사 낙상, 조종사 임금 인상 압박...
 
최근 항공사에 이런저런 악재가 겹치면서 혹시나 서비스질이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대한항공에 이어 지난달 10일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한 기장이 음주 비행을 시도하다가 단속된 것이 드러나는 등 정부의 강력한 근절의지에도 불구하고 음주 비행 관행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 당국인 국토해양부는 조종사의 음주 단속을 항공사 자율에 맡겨왔지만, 적발 사례가 전혀 없자 2009년 하반기부터 직접 단속에 나섰다. 
 
불시 단속을 시작한 이후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2010년 10월 김해공항 대한항공 기장(혈중알코올농도0.066%) ▲2011년 5월3일 김해공항 아시아나항공 기장(0.067%) ▲지난달 10일 김포공항 이스타항공 기장(0.042%) 까지 모두 세차례나 적발되며 항공 업계의 안전 불감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 항공사 자체 강화나섰지만..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측은 "자체적으로 안전 운항 및 음주 관련 교육을 진행해 왔고 이번 일을 계기로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003490) 한 관계자는 "음주 운항 방지를 위해 전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불시로 자체 음주 단속을 벌인다"며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검열과 사전 교육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운항금지 혈중 알코올 농도도 현행 항공기 조종사에 대한 법정 기준인 0.04%보다 강화된 0.02%로 자체 조정했다. 또 법이 규정한 운항 8시간 전 금주를 12시간 전 금주로 바꿔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엔 조종사가 아닌 정비사가 정비 도중 낙상을 당하며 안전 불감 우려가 재차 도마에 올랐다.
 
◇ 이번엔 정비사 추락 사고로 뒤숭숭
 
지난달 30일 대한항공 김해 격납고에서 A330 여객기 정비사가 정비 도중 바닥으로 추락해 부상을 입었다.
 
지난 5월 정비사가 추락해 사망한데 이어 두번째 추락 사고다.
 
이 정비사는 사고로 팔이 골절됐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7년 5월, 2011년 5월에도 정비사가 여객기 탑승 도어 쪽에서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정비사에 대한 안전 수칙과 교육을 철저하게 운영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고가 나서 유감이다"라며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중이므로 안전 불감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한 관계자도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항공 업계 안전 사고가 종사자들의 안전 불감증 때문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동조했다.
 
이렇듯 항공사들은 일부 사고일뿐이라고 해명하지만, 안전 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철저한 예방 관리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 조종사 노조, 임금 인상 압박까지 더해
 
여기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조종사 노동조합의 압박이 더해지며 골치아픈 현안이 또하나 늘어났다.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달 29일 노사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금협상에 돌입, 총액 대비 18% 임금 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조종사 노조는 후발 경쟁사보다 연봉 수준이 낮다는 근거를 내세우며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대한항공의 사측은 "조종사 노조 측에서 18%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오늘(5일) 실무교섭이 진행 돼야 명확한 사측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경쟁사들의 연봉 수준이 2억원을 넘는 다는 주장은 금시초문으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종사 임금 인상 갈등 문제에 대해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8월 말에 일반노조 임금 협상이 있을 예정이고 9월이나 10월은 돼야 조종사 임금 협상이 열리기 때문에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임금 협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노조가 경쟁사와의 임금 격차와 해외 대형 항공사들의 스카웃 제의를 압박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창주 기자 est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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