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위기의 건설사..'회생의 길 없나'
입력 : 2012-05-24 20:57:12 수정 : 2012-05-24 20:57:41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앵커: 건설,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에 부실 경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중소건설사들이 돌파구를 찾지 못해 침체의 늪을 헤매고 있는데요, 뉴스토마토 기획특집 '위기의 건설사' 김보선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경영난이 더해지다 보면 사주와 직원간의 갈등도 불거질 수 있는데, 요즘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100대 기업 중에서 현재 법정관리 중인 기업이 모두 8곳입니다. 워크아웃 기업은 총 14개인데요, 이들 기업 대다수가 지난해 순손실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인력감축과 임금체불이 발생하고 경영부실로 인한 책임이 직원에게만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느끼는 직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다보니 요즘 중소건설사 직원들이 한 목소리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황을 보면, 중견 풍림산업이 최근 워크아웃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는데요 이 회사 직원들은 회사가 미분양 아파트 500여 세대를 직원들에게 떠넘겨 1인당 최고 18억원이 넘는 빚이 있다고 호소합니다.
 
삼부토건은 현재 사적 워크아웃 중인데요,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산 매각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삼안의 경우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상탠데, 오는 7월1일까지 사주의 자율매각 진행이 예정돼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우림건설도 워크아웃 중인데요, 채권단의 추가 유동성 지원을 받지 못해 애를 먹고 있습니다.
 
회사별로 임금도 4~5개월 치가 체불된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워크아웃 기업의 경우 워크아웃의 근본 취지가 무색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워크아웃 중인 일부 회사는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보다는 채권 회수에만 열을 올린다고 지적하는데요, 하지만 채권단 입장에서는 무리한 유동성 지원으로 돌아올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선결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하는데요, 박흥순 대한건설협회 실장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앵커:네, 그런가하면 중소건설사의 경우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가 경영 손실을 키우는 사례도 많다면서요?
 
기자: 네, 법정관리 중인 성원건설은 카자흐스탄, 두바이, 바레인 등에서 연거푸 쓴맛을 봤습니다.
 
바레인에서는 도로공사 사업권을 따내고도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계약상대방이 일방적 사업철회를 통보한건데요, 현재 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의 아파트 사업, 두바이 주상복합 사업도 모두 자금난 등을 이유로 완성하지 못햇습니다.
 
우림건설의 경우 카자흐스탄에 복합단지 '애플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중인데요, 완공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특히 무리한 해외투자는 이 회사의 경영이 악화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실정입니다.
 
삼부토건도 카자흐스탄에 1만4500평 규모 주택사업을 추진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를 거치면서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지난 2009년 말 현지 토지를 매입했지만, 현재 되팔지 못해 땅은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앵커: 경기도 어렵지만, 여러가지 경험이 부족한 데 따른 실패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의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겠지만, 대기업, 공공기업과 동반진출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중소기업 수주지원센터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앵커: 네, 중소건설사의 경우 수주하는 물량이 부족하다는 어려움도 많은 실정이죠? 국내외 수주 현황이 어느 정돕니까?
 
기자: 국내에서 진행된 공공 또는 민간 수주, 해외수주 모두 부진한 상황입니다.
 
한국건설경영협회의 1분기 건설사 수주 실적을 보면, 소속 30개사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중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밖의 20개 기업의 실적은 25.8% 줄었습니다.
 
그나마 30위권의 상황이 이런데요, 그 이하 순위 기업에는 워크아웃, 법정관리 중인 기업이 대거 있기 때문에 수주 부진은 더 말할 게 없습니다.
 
해외실적은 올해 1월부터 5월 현재 중소건설사가 총 14억 달러를 수주해 36% 떨어진 실적을 기록 중인데요, 최근 5년의 실적을 보더라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하락 또는 보합의 흐름이 기록됐습니다.
 
앵커: 이런 수주 부진의 이유로는 어떤 점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은 건설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중소기업 할 것 없이 사정은 어렵습니다.
 
공공수주의 경우는요, 중소건설사가 턴키공사나 최저가낙찰제로 인해 부담이 크다고 호소합니다.
 
턴키공사라는 건 설계와 시공을 일괄적으로 입찰하는 방식인데요, 설계비용까지 모두 고려해서 참여해야 하는 만큼 대기업에게 유리한 조건의 입찰방식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또 최저가낙찰제도 원래는 경영업체들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을 써낸 기업을 낙찰시키자는 취지지만, 물량이 부족하다보니까 너나 할 것 없이 가격 경쟁을 벌이고 중소건설사들은 설 자리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서 최민수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입찰에 참여하는데 단순히 실적을 놓고 자격을 제한하거나 계약 이행 능력만 놓고 규제하면 대형사에게만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사규모와 기업규모를 매치하는 발주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단순 가격 경쟁 구도를 벗어나서 기술심사를 통해 부적격한 업체를 걸러내고, 가격적인 면에서는 가중치를 둬서 합산해 평가하는 식도 형평성 있는 입찰 방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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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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