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앞둔 은행권..공격적 질타 예상 '긴장'
은행권 도덕적 해이 부각..수장들도 줄소환 전망
입력 : 2012-09-25 11:10:06 수정 : 2012-09-25 11:11:3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내달 5일부터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은행권이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데다 19대 국회가 첫 번째 국감을 치르는 만큼 의원들의 공격적인 질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시중은행 수장들도 국감장에 줄소환 될 전망이다.
 
24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16일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감사를 받을 예정이다. 해당 은행들은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자료 준비에 분주하다.
 
기업은행은 이란중앙은행 계좌 위장거래와 관련해 집중 추궁받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기업은행 석유수출입 대금 결제 계좌에서 1조원대 돈이 위장 거래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국내무역업체 A사가 지난 2009년 이후 물품 거래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란에 제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기업은행 계좌에서 1조원대를 인출해 해외에 송금했다는 것.
 
기업은행은 계좌 주인인 이란중앙은행이 물건을 받아 대금을 지급하려는 명령서를 보내 절차에 따라 대금을 지급했고, 은행 관계자의 공모도 강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A사는 우리은행에도 접근했지만, 우리은행이 실제 물품 거래가 없는 위장 거래일 가능성으로 판단해 요청을 거절한 것과 비교해 기업은행의 위장거래 관리 소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8월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이 기업은행의 대출 서류가 본부와 지점에서 발급한 내용이 다르고, 고객이 요구한 서류도 발급을 미루면서 관련 내용을 위조했다는 의혹도 국감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의 경우엔 금리 전략에 대해 추궁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시한 '다이렉트 뱅킹' 상품이 11개월만에 4조원을 끌어 모은 가운데 산업은행의 영업전략이 시장을 교란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온라인 상품의 역마진 우려가 커지자 산은은 결국 정기예금 금리 인하, 우대금리 폐지 등 잇단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에 지점 간 평잔을 고르게 맞춰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한 점도 시장 생태계를 교란시켰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지적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정무위원 보좌관은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은 정책금융이다 보니 남북 경협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며 "특히, 기업은행은 이란 자금 관련된 사안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다.
 
이번 국감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수장인 행장들도 금융감독원(10월8일)과 금융위원회(10월9일)의 국감장에 증인으로 줄소환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단합 의혹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의 대출서류 조작, 신한은행의 대출시 학력차별 논란 등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의원들이 금융당국의 감독소홀 문제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에 대한 집중적인 질타도 예상된다.
 
아직 여야 정무위 간사간 증인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여야 모두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다 19대 국회 첫 번째 국정감사를 치르는 만큼 공격적인 국감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다른 정무위원 보좌관은 "현재 국감 준비가 완성된 단계는 아니지만, 시중은행의 경우엔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 등의 문제가 관심사"라며 "햇살론 같은 서민금융도 쟁점 사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들은 국감 준비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19대 국회 개원 후 첫 국정감사로 국회의원들의 공격적인 질문이 예상된다"며 "국감 준비하는데 은행 전체가 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이번 국감에서는 은행의 대출금리, 수수료, 서민금융 등 은행의 주요 이슈에 대해 다룰 것 같다"며 "각 은행별 개별 부분도 있겠지만, 이들 이슈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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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