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 잡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니어 특화 점포를 개설은 물론 5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을 내놓는 등 치열한 마케팅전을 펼치고 있다.
◇KB국민銀, 금융권 최초 시니어 특화 점포 개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특화 점포인 '골드 시니어 PB센터'를 오픈했다.
골드 시니어 PB센터는 시니어들이 많이 거주하는 용인시 수지에 문을 열었고, 주요 고객층이 50세 이상임을 감안해 시니어의 니즈에 부합하는 시니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 안에는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했고, 여행·문화·자문컨설팅·생활편의·쇼핑 등 고객의 생활과 밀착된 다양한 분야의 상담 및 예약 대행을 제공하는 1:1맞춤형 컨시어지(비서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커피머신 등 다이닝 스타일로 설계된 시니어 전용 사랑방도 오픈해 지인끼리 편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혈압계, 혈당계 등 다양한 건강기계도 설치해 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여행 등 시니어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책자도 제공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니어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향후 시니어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도 전행적으로 제공하고, 시니어 고객에 대한 상담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직원 교육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BK기업銀, 50대 이상 고객 위한 'IBK9988 장수통장'
IBK기업은행은 지난 6월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만 50세 이상 고객만 대상으로 하는 예금상품인 'IBK9988장수통장'을 출시했다. 9988은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의미다.
이 상품은 입출금식·적립식·거치식 일반형, 거치식 연금형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입출금식 일반형은 은퇴 뒤에 연금·임대소득 등 고정수입이 있을 경우 유리한 상품이다. 4대연금과 기초노령연금 등의 수령실적이 있으면 5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연 2.0% 금리를 준다. 전자금융수수료와 모든 은행 현금입출금기(ATM) 출금수수료(월 5회)를 면제해 준다.
목돈 마련을 위한 적립식 일반형은 적립금액이 월 1만∼50만원, 목돈 운용을 위한 거치식 일반형은 1만원 이상(중소기업금융채권 10만원 이상)이면 3년 이내 연단위로 가입 가능하다. 우대금리를 포함할 경우 예금 이자가 최고 연 4.0%가 적용된다.
거치식 연금형은 목돈을 넣어 두고 매월 일정금액을 받는 상품이다. 300만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고, 계약기간은 3∼10년이다.
◇하나銀, 은퇴설계를 은퇴 전·후 설계로 분리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오픈한 은퇴설계시스템에 은퇴 후의 은퇴설계 부문을 추가해 맞춤형 은퇴설계가 가능한 새로운 은퇴설계시스템을 오픈했다.
기존의 은퇴설계시스템은 '은퇴준비'에 특화시킨 시스템인 반면, 새로운 은퇴설계시스템은 이를 은퇴준비기(은퇴 전)와 은퇴기(은퇴 후)의 은퇴설계를 분리해 보다 맞춤형 설계가 가능토록 했다.
은퇴를 준비하는 고객에게는 원하는 노후생활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은퇴한 고객에게는 은퇴자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하나은행의 은퇴설계서비스는 가까운 하나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신청하면 누구나 은퇴설계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고령화와 기대수명의 연장으로 은퇴 설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은퇴설계시스템의 2차 개발을 통해 하나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은퇴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銀, 홈페이지서 은퇴설계 서비스 제공
신한은행은 온라인 은퇴설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신한 스마트 미래설계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영업점 방문이 힘든 직장인 고객들뿐만 아니라 주말이나 휴일 등을 이용해 여유롭게 은퇴 관련 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들은 신한은행 홈페이지 내 ‘신한 스마트 미래설계 시스템’을 통해 본인 및 부부를 위한 은퇴설계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
신한 스마트 미래설계 시스템은 은퇴 후 필요한 매월 생활비를 기준으로 필요 자금을 계산해 향후 부족한 자금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본인이 직접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설계해 봄으로써 현실적인 은퇴노후 준비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3층 보장연금체계인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의 개별자료도 입력이 가능해 은퇴자금 설계 시 향후 매월 필요한 생활비와 함께 은퇴 후 월 수입과 지출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영업점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간편하게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신한은행은 앞으로도 다양한 은퇴 관련 정보들을 제공해 고객과 노후준비를 함께하는 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