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FTA 협상 개시 '안갯속'..연내 협상 '불투명'
영유권 갈등 장기화·3국 정치 일정 등 원인
입력 : 2012-11-13 16:27:33 수정 : 2012-11-13 16:29:24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이번 달 이뤄질 예정이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가 당초 목표와는 달리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우위다오)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고, 권력 교체 등 3국의 정치적 일정도 남아있어 FTA를 논의할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13일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등 정부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은 지난 5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연내 한중일FTA를 출범시킨다는 계획 아래 각각 국내 필요한 절차와 조치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9월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3국 간 FTA 개시를 위한 3차 사전 실무협의를 마무리 지으면서 당초 목표대로 연내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3국 정상이 협상개시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열도 영토분쟁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FTA 논의에 변수가 생겼다. 여기에 각국의 정치 일정도 겹쳐 논의가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중국은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지도부 교체를 진행중이고, 한국은 오는 12월 대선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역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조만간 조기 총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수들을 고려해 한중일FTA 협상 개시가 올해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현지시간) 한중일 3개국이 영토 분쟁과 권력 교체 등으로 경제적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연내에 FTA 협상 시작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WSJ는 영토 분쟁으로 악화된 중일 관계가 회복될 조짐이 없다고 지적하는 일본 관리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하면서 연내 협상 개시가 사실상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일본 교도통신도 지난 12일(현지시간) 일본과 중국간의 영유권 갈등 때문에 오는 18일부터 캄보디아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FTA 교섭 개시 선언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도했다.
 
다만 교도통신은 정상회담을 열지 않더라도 3개국이 합의문서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FTA 교섭 개시를 선언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연내 한중일FTA 협상 개시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부 한 관계자는 "갈등을 겪고 있는 중일 관계로 연내에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도 "한중일FTA는 연내 개시를 염두에 두고 국내 절차를 밟는 등 진행해 왔고, 아세안 정상회의라는 좋은 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동북아 지역의 정치·외교 갈등으로 한중일FTA 협상 개시가 올해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3국이 FTA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갖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개시 가능성을 내비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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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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