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일성 지도체제로 가야"..정치혁신 토론회 개최
대선 패배·높은 지지율, 모두 문재인 때문
입력 : 2013-03-19 18:36:49 수정 : 2013-03-19 18:39:21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통합당 정치혁신을 위한 토론회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최재성·전해철·최민희 의원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민주당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발제자로 나선 문성근 민주당 상임고문은 "민주당이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한 후 당 대표가 20차례 이상 바뀌고 계파구조가 형성돼 제대로 기능을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단일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경쟁을 하되 선출되면 임기 동안 소신껏 당을 이끌게 하고 임기 후 평가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는 "단일지도체제는 책임정치 구현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당 대표에 따라 당의 지지율이 떨어질 염려가 있고, 당 대표가 조금만 독선적이거나, 공천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못하게 되면 당이 분열될 수 있다"며 "단일성 지도체제 정도가 적당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문태룡 민주주의 3.0연구소 이사 역시 "단일성 지도체제로 가는 것이 좋다"면서도 "현재 계파 중심인 민주당을 노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노선 중심으로 당이 정리돼 지도 노선이 나오면 그것을 임기동안 집행하는 것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정파가 형성되고 당내에서도 이를 인정해주는 정파신고제가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투표에 대해 문 상임고문은 "국민의 참여 열기를 온전히 받아내기 위해서는 모바일제도가 필수인데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폐기한다면 이는 국민 참여를 봉쇄하고 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퇴행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모바일 동원'이라는 반론을 제기하지만 아무리 조직이 뛰어나다고 10만명을 동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성 선임기자 역시 "모바일 투표는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포기하자는 것은 정략적이다. 모바일 투표 말고 다른 방법을 하자고 하는데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라며 "모바일 투표 폐지 주장은 굉장히 불손하다"고 말했다.
 
그는 손학규 상임고문을 예로 들며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에 손학규 상임고문은 모바일에서 1등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경선 때는 모바일 투표엣허 밀리니까 음모론을 얘기했다"며 "정치인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와 성 선임기자는 '문재인'때문에 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고 박사는 문 상임고문의 발제문에 "존경하는 대통령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합계가 박정희 대통령 보다 높게 나왔다고 했는데 선거결과는 박근혜 52%였고, 문재인 42%였다"며 "그게 박근혜의 힘이고, 문재인의 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마지막 날까지 모두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던 선거에서 100만표 차이로 졌다. 이는 이슈나 구도로 설명이 되지 않고 결국 후보 때문에 진 것"이라며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그들이기에 DJP연합이나 정몽준과의 단일화를 할 수 있었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선임기자 역시 "대선 실패는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에게 가장 책임이 크다"며 "대통령 선거는 현 집권세력에 대한 평가인 동시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로, 후보 개인의 정치적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48%의 득표율 역시 문재인이기에 가능했다"며 "다른 민주당 후보가 나왔다면 더 크게 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이사는 토니 블레어 사례를 들며 인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사례를 보면 그는 혁신안을 들고 나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고 당내 원로를 설득하면서 리더로 부상하게 됐다"며 "지도부를 선출해 혁신을 할 것이 아니라 혁신을 하는 인물을 지도부로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고성국 박사는 민주당의 노원병 공천 여부와 관련해 "수권정당이 후보를 낼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런 상태에서 정치혁신을 말하고 있다. 우선 급한 일을 해야 한다. 무겁고 중요한 일이라도 급한 일에 앞설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문용식 민주당 정치혁신위원도 "당 안에서 모두가 혁신을 말한다"며 "그러나 다들 '나만 빼고' 혁신하자는 것 같다"고 당내의 안이한 인식을 꼬집었다.
 
손석춘 건국대 교수는 "민주당은 정말 중요한 정당이다. 그러나 누가 민주당을 보고 희망을 갖겠냐"며 "민주당에 들어간 수많은 수혈 인사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치열해져라. 뼈를 깎는 아픔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더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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