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박 대통령에게 편지.."국정조사 결단해야"
"결단 없다면 싸울 수밖에 없어"
입력 : 2013-06-24 11:08:12 수정 : 2013-06-24 11:11:25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대선 당시 발언'에 대한 사과와 '국정조사' 수용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싸울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김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새벽 박 대통령께 편지를 써, 아침 일찍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허태열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고 편지 내용을 읽어 나갔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사진제공=민주당)
 
김 대표는 편지에서 "끝내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되고, 집권당의 국정조사 합의파기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가 6월 임시국회가 이대로 끝나버린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더욱 심각한 위기에 놓일 것"이라며, "중국으로 떠나기 전에 결단하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미국에서 CIA가 대선에 개입하고 FBI가 이를 은폐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면, 이와 관련해 대통령이 아무 말 없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의 침묵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후보가 국정원의 개입 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대통령이 후보 당시 '여직원의 인권문제'라고 말씀한 것은 잘못된 보고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 국민 앞에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투쟁하기보다 나라발전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기를 진실로 희망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는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민주당은 기어코 싸울 수밖에 없다"고 대여 강경 투쟁을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편지에서 새누리당의 'NLL 공세'를 맹비난했다. 그는 "집권여당은 여야가 미리 합의해놓은 국정원 국정조사마저 회피하고, 오히려 해묵은 'NLL발언록'을 들먹이며 색깔론으로 국론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상회담 원본과 녹음테이프 공개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공개를 우려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NLL 발언록'이 아니라, 모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대화록"이라면서도 "그러나 마치 민주당이 무언가를 감추고 싶어 하는 것처럼 몰아세워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NLL 발언록' 원본은 물론 녹음테이프까지 공개하는 것에도 동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집권당의 국정조사 합의파기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이들의 분노가 어디로 향해가고 있는지를 직시하시기 바란다"고 박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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