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의 '힐링캠프', 토크쇼와 콘서트의 아름다운 조화
입력 : 2013-08-06 10:12:18 수정 : 2013-08-06 10:15:39
(사진제공=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5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기존의 방식과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
 
기존의 '힐링캠프'가 게스트의 인생을 일대기 형식으로 담았다면, 이날 이적의 '힐링캠프'는 시간과 상관없이 그가 만든 곡의 흐름대로 이어졌다. 작은 콘서트와 토크쇼가 한데 어우러져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이는 마치 지난 2011년 1월 열풍을 몰고온 MBC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을 연상케 했고, 지난해 종영한 '주병진쇼'의 느낌도 있었다. '주병진쇼'가 재미라는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이날 방송은 재미도 충분했다.
 
이날 방송은 "최악의 상황에 출연했다"며 "한혜진이 영국으로 떠났는데 더 재밌는 게스트가 출연하면 아마 이적의 방송은 없어질 것"이라고 압박을 넣는 이경규의 말에 "정말 불안하다. 방송을 내 눈으로 볼 때까진 불안할 것"이라는 이적의 대처로 시작됐다.
 
'말하는대로'가 만들어진 배경과 함께 유재석과 있었던 어쩔 수 없는 기부에 대한 설명, 이적의 노래가 이어졌다. '사랑'과 관련된 곡을 쓰지 않았던 이적이 처음으로 내놓아 파장을 일으킨 '다행이다'와 김동률과 함께한 카니발 시절 마감에 쫓기듯 가사를 썼다는 '거위의 꿈', 그에게 처음으로 유명세를 안겨준 '달팽이', 그리고 성소수자들의 아픔을 담았다는 '왼손잡이'까지, 그의 무대는 한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어냈다.
 
연출 역시 이적의 음악이 흐를 때는 철저히 그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며 그의 미세한 표정변화와 몸짓을 표현해, 더욱 감성에 젖어들게 하는 효과를 냈다.
 
그런 중에 관상동맥이 막혀 급하게 수술을 하고 왔다는 이경규의 사연과 다른 여성이 궁금한 유부남의 사연을 이용해 만들어낸 즉석자작곡은 웃음을 유발했다. 또 절친 유재석의 "이적과 김제동은 야한 농담계의 투톱"이라는 폭로 역시 다소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을 풀어줬다.
 
이외에도 3형제 모두 서울대에 입학한 사실을 고백하며 밝힌 모친의 교육방식, 고등학교 시절 자작곡으로 학교에서 인기를 끈 것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는 내용, 차태현 때문에 고단해졌다는 유부남으로서의 고민도 이적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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