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노력형' 김신욱, 수비수에서 스트라이커로 변신
입력 : 2013-12-05 14:54:12 수정 : 2013-12-05 14:57:56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최우수선수(MVP), 베스트11, 팬타스틱플레이어상(아디다스 선정 MVP)까지 '3관왕'을 차지한 울산현대의 김신욱.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한국축구에 노력형 스트라이커가 탄생했다. 김신욱(25·울산)은 2013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며 차세대 공격수로 떠올랐다.

김신욱은 지난 3일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언론사 투표 113표 중 90표를 얻어 포항 이명주(12표)와 서울 하대성(11표)을 크게 따돌렸다.

특히 준우승 팀에서 나온 MVP라는 것에서 의미가 깊다. 울산은 포항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김원일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김신욱은 경고 누적으로 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서 선수들의 좌절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이 때를 회상하며 "내가 뛰었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겸손했다. 하지만 그는 "패배의 순간까지 동료들과 같이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해 시상식을 찾은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김신욱은 올 시즌 "전 정말 재능 없는 선수"라고 누차 말했다. MVP를 탄 최고의 순간에도 이 말은 또 나왔다. 그는 "저를 프로 왔을 때부터 봐온 분들은 얼마나 제가 재능이 없는 선수인지 알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다"고 감사했다.

하지만 축구계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체격조건 자체가 최고의 재능"이라고 하는 말이 있다. 또는 "장신(196cm)에 발재간까지 갖춘 선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평가를 종합했을 때 확실한 점은 '노력하는 선수'라는 점이다. 그는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다.

김신욱은 "제 축구가 얼마나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항상 처음을 기억하며 발전하겠다"고 재차 의지를 드러냈다. 김신욱은 MVP와 함께 팬타스틱플레이어상(아디다스 선정 MVP), 베스트11까지 차지하며 한해를 마무리했다.

김신욱은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4년 만에 한국 최고의 공격수 반열에 올랐다. 울산 1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김신욱은 2011년 플레이오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해 플레이오프 5경기에 출장해 2골을 터트렸다. 2012년에는 정규리그 35경기에 출전해 13골 2도움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 36경기에서 19골 6도움을 기록하며 데얀(서울 19골)과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쳤다. 결국 득점왕은 골은 같지만 더 적은 경기를 뛴 데얀이 차지했다.
 
김신욱은 데뷔 직후 김호곤(울산) 감독의 권유로 포지션을 바꿨다. 중앙수비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차차 연습해 나갔다. 그는 "잠깐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을 꾸준히 공격수로 기용했다.

김신욱은 "처음에는 헤딩해서 뒤로 넘겨주는 것만 하겠단 생각으로 경기에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한 순간 순간 마다 연구하고 노력하니까 욕심이 났다"며 "아직까지 숙제가 많이 남았고 수비 뒤 공간을 잘 파고드는 요즘 유형의 스트라이커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신욱은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발탁됐다. 하지만 동아시아대회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 전체가 김신욱 머리만 보고 공을 띄우려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말은 김신욱의 부족한 부분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했다. 스스로도 "8~10월에 대표팀 경기도 자주 보고 제가 뛴다면 어찌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간 팀 훈련 이후 하루 3시간씩 개인 훈련을 했다. 자신의 경비로 직접 전담 트레이너까지 두고 체계적인 연습을 했다.

결과는 11월 두 차례의 평가전인 스위스전과 러시아전의 활약으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대표팀에서 김신욱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로축구 선수 중 개인 트레이너를 둔 선수는 김신욱이 유일하다.

김신욱은 "아직 대표팀에 완벽히 녹아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동료들과 함께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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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