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내부 "安측, 자기 사람 공천하려 당 전체 공천 늦춰"
野 비주류,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서 쓴소리
입력 : 2014-06-11 15:15:31 수정 : 2014-06-11 15:19:50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6.4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비판 목소리가 비주류 혁신모임 '더 좋은 미래'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봇물 터지듯 터져나왔다. 이들은 지도부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 자체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우상호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당내 혁신모임인 '더 좋은 미래'의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더 이길 수 있는 선거였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한 것'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면서도 선거 과정에서 당이 보인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우 의원은 구도·인물·이슈가 선거의 3대 전략이고 전제한 뒤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통합으로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는 것엔 성공했지만, 통합 후 지도부가 선거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공천을 둘러싼 당내 논란으로 공천이 후보 등록 마지막 날에야 완료된 점을 집중 거론하며 "등록일 이튿날에야 공천을 주는 이런 공천이 역대 어디있나. 15일 선거운동 뛰고 당선되라는 당이 어디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천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안 공동대표를 겨냥해 '세력 지분 챙기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우 의원은 "안철수 대표 측에서 자기 세력을 박으려고, 자기 사람 몇 명을 당선시키려고 당 전체의 공천을 막은 것"이라며 "안 대표 측이 대오 각성해야 한다. 바로 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런 공천 잡음과 함께 지도부 차원에서도 선거 이슈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우리당 후보들에게 총체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했지만, '조용한 선거'를 치른다는 명목하에 후보나 중앙당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 실책"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News1
 
우 의원은 현 지도부의 우클릭 행태도 비판했다. 그는 "지도부의 중도론은 엄밀히 말해 중도론이 아닌 온건론"이라고 규정하고 "국민을 대신해 열심히 싸우는 야당이어야 하는데 그런 평가를 이번에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광역단체장 중 당내에서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도지사·최문순 강원도지사를 거론하며 "이 세 사람은 진보적인 것을 숨긴 것이 아니라, 능력을 보여주는 '진보의 재해석'을 통해 당선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민 최고위원도 "합당은 오케이였다. 그런데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 때문에 우리가 상당히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엄청난 주름살이 끼었다"고 비판했다. 기초선거 후보 등록이 뒤늦게 된 것에 대해서도 "웃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시장 선거 승리와 관련해 '전략공천의 승리'라는 당 주요 지도부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최고위원은 "광주에서의 승리는 광주시민들의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결과이다. 또 강운태 시장이 무소속 단일 후보로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지도부 내 입지에 대해 '최저의원'이라고 평가하며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지만, 이런 지도부로 어떻게 더 뭘 더 할 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요 지도부 인사들을 겨냥했다.
 
그는 "지방선거 승패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지만, 지방선거가 끝나고 평가도 하지 못하는 정당이 된 것이 문제다. 제가 최고위원이지만, 지금 이 자리가 지방선거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자리가 된 것이 문제"라고 당 지도부의 안일한 인식을 비판했다.
 
이목희 의원도 기초공천을 둘러싼 당내 논란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민생과 민주주의 의제에 대해 당이 진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기초 무공천은 새정치와는 무관한 것인데 이것 갖고 지지고 볶았다. 그나마 지지고 볶아서 기초공천을 철회한 것이 (결과적으로) 우리당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또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당이 작은 것을 큰 것으로 만들고, 낮은 차원의 이야기를 높은 차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다"며 "그런 지침도 방침도 목적의식도 (당 지도부엔) 없었다"고 힐난했다.
 
김기식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새정치연합 입장에서 보면 세월호 침몰 이후 조성된 상황에서 현 정권에 대해, 새누리당에 대해 확실한 경고를 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패배한 선거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자로 나섰던 조성대 한신대학교 교수도 "광역단체장에서 9대8로 앞섰지만, 수도권 광역단체장에서의 1대 2 패배, 기초단체장 선거의 결과를 종합하면 새정치연합은 패배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새정치연합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세월호에 기댄 선거였고,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선거, 유권자가 새정치연합을 살려준 선거였다"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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