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 원자재값 반등에도 '찬바람'
공급과잉 지속·타이어 업체 수요부진으로 울상
입력 : 2015-05-12 16:16:21 수정 : 2015-05-12 16:16:21
◇전남 여수에 위치한 금호석유화학의 고무 제2공장 전경.(사진=금호석유화학)
 
최근 원자재 가격 반등에 힘입어 대부분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회복세를 맞고 있는 와중에도 합성고무 업계는 여전히 고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인 타이어 업계의 재고 증가와 원료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관련 업계는 전방산업의 부진과 공급과잉 등의 문제가 얽히고 설켜있기 때문에 당분간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분기 LG화학(051910)은 고무·특수수지 부문 매출액이 3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들었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은 합성고무 사업부 매출액이 3862억원으로, 24%나 감소했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석유화학 제품과 마찬가지로 매출액 감소만 두드러져 보인다. 지난 1분기는 원자재인 유가 하락으로 인해 모든 석유화학 제품의 판가가 동반하락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석유화학 제품은 원재료 대비 판가 인하 속도가 느리게 전개된 덕에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미리 확보해 둔 싼 원료도 영업이익 회복에 일조했다.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한 덕이다. 하지만 합성고무 부문은 예외였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악화일로 상태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 같은 온도차의 원인은 크게 전방산업의 위축과 원료 부문의 공급과잉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타이어 업체들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전년 동기 대비 한국타이어는 22%, 넥센타이어는 4.7%씩 각각 감소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중국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타이어 수요가 부진했던 결과라는 분석이다.
 
천연고무의 공급과잉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복병으로 작용했다. 합성고무와 대체제 관계인 천연고무는 지난해 풍작을 거두며 전체 고무 가격을 끌어내렸다. 올해 역시 전방의 뚜렷한 수요회복이 없는 상태에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합성고무 판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언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천연고무의 수급불균형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천연고무 생산국들이 톤당 1400달러 이하로 판매하지 않겠다며 판가 방어에 나섰지만, 타이어 업계와 고무업계 모두 재고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수요 회복과 공급과잉 문제가 올해 안에 해결되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전했다.
 
앞서 조석제 LG화학 사장(CFO·최고재무담당자)도 지난달 17일 열린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다른 석유화학 제품은 현재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합성고무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면서 "앞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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