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광고회사 오리콤, 한화 한컴 240억에 인수
두산 박서원-한화 김동관 연관 회사간 거래 '눈길'
입력 : 2015-07-14 15:53:57 수정 : 2015-07-14 16:37:47
두산 계열 광고회사 오리콤이 한화 계열 광고회사 한컴을 인수했다. 경쟁관계에 있던 그룹 계열 광고회사 간 인수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이번 거래는 두산그룹과 한화그룹의 후계자들이 연관된 회사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오리콤은 한화그룹 계열 광고대행업체 한컴 지분 100%를 240억원에 인수키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취득예정일은 오는 8월13일이다.
 
지난해 오리콤은 광고 취급액 1542억원으로 업계 8위를 기록했다. 한컴은 오리콤에 이어 1501억원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수를 통해 오리콤의 취급액은 3000억원을 돌파하게 됐다. 지난해 기준 5위를 기록한 SK플래닛에 이어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오리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광고업계 5위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콤은 “이번 한컴 인수는 오리콤이 수년 전부터 변화하는 광고환경과 패러다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선도적으로 선언, 실행했던 ‘IMC 아이디어 그룹’에서 종합 콘텐트 그룹으로 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콤은 자사의 광고사업 역량에 한컴이 강점을 갖고 있는 콘텐츠 기획 부문의 전문성을 융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983년 한화 계열의 광고회사로 출범한 한컴은 콘텐츠 기획과 스포츠행사 및 국가적 행사 기획에 경험이 많은 종합광고회사다. 반면 보그, GQ, W 등 넘버원 글로벌 패션 미디어 등을 보유하고 있는 오리콤은 광고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
 
오리콤 관계자는 “인수 이후에도 한컴은 그대로 유지되고, 독립경영할 예정”이라며 “내달 열릴 이사회에서 한컴의 인력 및 조직 구성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이기도 한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크리에이티브 총괄(CCO)를 맡고 있다.
 
한컴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가 최대주주(50%)로 있는 한화S&C가 지분 69.87%를 보유한 회사다. 나머지 30.13%는 김 회장의 부인 서영민씨가 소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거래로 두산그룹은 광고 분야에 전문성을 더할 수 있게 됐고, 한화그룹은 사업재편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컴의 경우 한화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이번 매각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컴은 한화그룹 물량 위주이다 보니 매출이 고정적이고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방산, 화학, 면세점, 태양광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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