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연중 할인, 소비자는 "피곤해"
1년 내내 단발성 이벤트
"경쟁심화로 불가피한 선택"
입력 : 2015-12-07 08:53:11 수정 : 2015-12-07 08:53:11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사실상 1년 내내 단발성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체 간 경쟁 심화에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까지 고객을 나눠가지면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6일 패스트푸드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해 총 21개였던 본사 차원의 할인·증정 이벤트가 25개로 상승했다. 올해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4개 가량 늘어난 셈으로, 지역·지점 별 단독 프로모션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욱 증가한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총 26개의 이벤트를 열었으며 올해 들어서는 27개의 행사를 진행했다. 버거킹은 작년 22개와 현재까지의 이벤트 개최 횟수가 동일하다. 하지만 내년까지 앞으로 한달여의 시간이 남은데다 연말이라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연이은 이벤트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한 박준혁(23·대학생)씨는 "이벤트가 계속되니 나중에는 어떤 것이 정상가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단발성 이벤트 말고 차라리 저렴한 신제품을 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씨의 기대와 달리 업체들은 매출 상승을 위해 점점 비싼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A패스트푸드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 질 좋은 식재료 등을 이용하다보니 단가가 올라가는 것"이라며 "신제품의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것보다 이벤트를 더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이 간단한 식사 메뉴를 강화하는 것도 패스트푸드의 이벤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B사 관계자는 "맛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간단하고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우리의 주요 고객"이라며 "하지만 최근 편의점 도시락, 햄버거와 커피전문점의 빵, 샐러드 등이 강화되며 할인 이벤트 등으로 맞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도한 이벤트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롯데리아 햄버거 사업부의 지난해 총 매출(별도 기준)은 2013년 대비 2.89% 증가한 6192억원 가량이었지만,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같은 기간 3.52% 감소했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사실상 1년 내내 단발성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내 한 패스트푸드 매장의 모습. (사진=이철기자)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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