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소통 멘토 찾아나선 4인의 인터뷰어들
입력 : 2015-12-15 15:00:00 수정 : 2015-12-15 15:00:00
층간소음 분쟁, 회사 내 갈등, 세대갈등, 정쟁, 더 나아가 통일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에는 각양각색 문제들이 포진하고 있는데요.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소통의 부재입니다. 소통의 부재 혹은 실패는 비단 개인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내 각 그룹간의 문제를 계속 곪아가게 하는 원흉이나 다름없지요.
 
오늘 소개할 '대한민국을 통으로 바꾸는 소통만필(이명희·김다슬·이성우·김성민 지음, 네오휴먼 펴냄)'은 바로 이 소통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소통 멘토가 돼줄 만한 이들을 찾아나선 사람들의 인터뷰집입니다.
 
각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 멘토들
 
이 책은 총 4명의 저자가 함께 집필했는데요. 특이할 만한 점은 이들의 연령대가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건국대학교 교양교육센터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40대 이명희 교수가 출판사 네오휴먼과 기획회의를 거쳐 10대 김성민, 20대 이성우, 30대 김다슬과 함께 책을 만들게 됐다고 하는데요. 
 
책 제목인 '소통만필'은 김만중의 '서포만필'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일견 잡스러운 수필처럼 보일지 모르나 10대부터 60대까지의 생각을 찬찬히 펼쳐보이겠다'는 뜻에서 나온 제목이라고 하네요. 이명희 교수는 "책이 잘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에 관한 의미 있는 책을 쓰고자 진행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공저자 4인은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소통 멘토가 될 만한 이들 5명을 선정해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1년 정도 회의와 조사 과정을 거치며 저자들이 직접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추려냈는데요. 이를 통해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이참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석 PSA 대표, 김부겸 전 국회의원,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등 40대부터 70대까지의 인물들이 인터뷰어로 최종 포섭됐습니다.
 
사실 인터뷰어들의 범위가 넓어 처음에는 조금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키워드에 기대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궁금증이 조금씩 해소되는데요. 멘토로 선정된 인터뷰이들 각각이 합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 학계, 의료계, 정치계, 비즈니스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층위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각국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이 대한민국 소통의 현재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내용을 읽다보면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이야기들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가령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이자 현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 대표의 발언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 대표는 '소통에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력이 있어야 권위가 선다, 만약 권위가 어떤 포지션에서 나온다면 더이상 소통은 안된다.' 같은 흥미로운 발언들을 내놓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진정한 권위를 갖춘 소통을 위해 각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떠올려보게 되지요.
 
이 책의 가치는?
 
각각의 인터뷰이들은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분야에 걸친 소통부재 문제를 언급하는데요. 덕분에 이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시사 이슈들을 저절로 익히게 됩니다.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위해서는 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데, 이 책이 그 교육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책의 시작과 끝 부분에 인터뷰이가 아닌 인터뷰어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을 싣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요. 책 한 권이 마치 토론 수업과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특히 10대 후반 자녀에게 추천해준다면 좋은 자극이 될 듯 합니다. 인터뷰이를 만나기 전과 후, 이들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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