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개성공단 돈 핵개발 전용 확증없어”
국회서 기존 입장 뒤집어…보다 못한 여당 의원도 질타
입력 : 2016-02-15 17:21:05 수정 : 2016-02-15 17:22:11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5일 본인의 ‘개성공단 자금 북한 핵·미사일 개발 유입’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가 있다는 것은 아니고 우려하는 차원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 이후 상황의 엄중성과 경각심 차원에서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잘못 알려지고 설명이 충분하지 못해 오해와 혼란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에 (핵·미사일 개발 유입) 관련 자료가 있다’고 말은 했지만, 그것은 제 우려가 막연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강조하는 차원이었는데 그게 논란이 됐다”고 발뺌했다.
 
이러한 홍 장관의 말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원혜영 의원 등은 “언론을 통해 정부에 공개할 수 없는 자료가 있고, 또 70%라는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했는데 증거도 없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홍 장관은 “확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경로로 그런 우려가 있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해찬 의원은 홍 장관에게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물품교환소 관련 상황을 질문했다. 그러나 홍 장관은 물론 동석한 통일부 관계자 그 누구도 답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매점을 운영하는 이는 호주 국적의 한국인으로, 그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북측 근로자 생필품 구입에 상당액의 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며 “개성공단 자금과 관련해 그런 기본적인 상황도 파악하지 않고 어떻게 무책임한 소리를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마저 “홍 장관이 앞뒤 안 가리고 말하니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단이 왜곡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홍 장관은 “그 점은 다시 송구스럽고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의 관련 비판이 나올 때마다 “우려를 말씀드리는 과정에서 표현이 매끄럽지 못했다. 송구스럽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앞서 홍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임금 등 현금이 북한 대량살상무기에 사용된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 관련 자료도 정부는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그는 14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 70%가 북한 노동당 서기실 등에 상납되고, 들어간 돈은 핵이나 미사일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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