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食파라치 vs 영세 상인, 영세상인 이겼다
서울시 행정심판위, 마트주인 8명에 최대 85% 감경
입력 : 2016-03-02 16:02:26 수정 : 2016-03-02 16:02:26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가 악성 식파라치에 경종을 울리고 동네마트 영세업주를 보호하는 결정을 내놨다.
 
서울시 행심위는 마트주인 A씨 등 8명이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기타식품판매업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청구’를 받아들여 지난달 22일 과징금 일부 취소(과징금 감경)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감경 금액은 당초 부과금액의 최대 85% 정도로 영업정지 7일 갈음 과징금을 영업정지 1일 갈음 과징금으로 감경했다.
 
식파라치는 불량식품, 이물질이 들어간 식품, 유통기한 경과식품 등 식품위생법이나 건강기능식품법 위반행위를 국민권익위원회나 자치구에 신고해 보상금 또는 포상금을 타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식파라치 B씨는 지난해 6월30일~7월1일 이틀간 성북구 일대 11개 마트를 다니며, 유통기한 경과제품을 구입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후, 구매한 지 한 달이 넘은 7월30일 성북구에 신고했다.
 
성북구는 지난해 10월 이들 11개 업소에 대해 영업정지 7일에 갈음한 과징금(826만~1862만원)을 부과처분했으며, 이 가운데 8개 마트 업주는 과징금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11월 청구한 바 있다.
 
이번 판결에서 서울시 행심위는 신고자가 통상적인 구매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발견해 신고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당초 부과된 과징금을 대폭 내려줬다.
 
당시 신고인은 C마트를 입장한지 4분만에 진열대 제일 앞쪽에 진열된 유통기한 경과 제품을 발견하고 이를 계산하는 영상을 찍어 증거로 신고해 과징금 1862만 원 부과됐다.
 
이에 업주들은 보통 CCTV 보관기한이 30일 정도인 점을 사전에 알고 있는 신고인이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진 시점에 신고해 전문 식파라치의 조작이나 사전계획이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C마트 업주는 “매일 실시간으로 유통기한을 관리하는 컵두부를 유통기한이 4일이나 지나 진열대 맨 앞에서 곧바로 찾아내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단 4분 만에 유통기한 경과제품을 찾아낸 점 등을 볼 때 누군가 악의적으로 해당 제품을 진열대에 두고 판매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포상금을 노린 전문 식파라치를 근절하기 위해 과징금의 최대 20%까지 지급하던 보상금을 내부 신고자에게만 지급하도록 지난 1월 ‘공익신고자보호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행심위는 “유통기한 경과제품을 찾아내 신고한 정황을 봤을 때 통상적인 구매 행태로 보기 어렵다”며 “신고자에게 과징금의 최대 20%가 보상금으로 지급되는 현실과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 취지를 볼 때 과징금 부과로 인해 업주들이 입게 될 불이익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신선식품 매장에서 직원들이 식품안전 점검을 하는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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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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