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혼란 조기수습에 안간힘
박지원 비대위장 중심 '정책행보'…리베이트 의혹 여전히 뇌관
입력 : 2016-06-30 16:04:50 수정 : 2016-06-30 16:35:37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안철수·천정배 대표의 사퇴라는 중대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상황 수습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30일 오전 7시 마지막으로 열린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을 통해 당 차원에서 추진할 정책을 검토한 뒤 의원총회를 열어 위기 수습책을 논의했다. 전날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박지원 원내대표는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 위기를 극복하는 정답은 일하는 것”이라며 “모두가 비대위원장이라는 각오로 일해달라”고 강조했다.
 
의총에서는 민주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매주 화요일 오전 8시30분 정례의총을 개최하기로 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에서 진행한 내용들을 두툼한 자료집으로 만들어 의원들에게 나눠줬고, 각 정책조정위원장에게는 정책으로 발전시킬 것을 주문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7~8월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까지 참여하는 전국순회투어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지역조직은 물론, 시·도당도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어 당에 대한 기대는 높은데 국민과의 스킨십이 잘 되고 있지 않다”며 “당의 상징성이 있는 분들이 지역을 순회하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오전 9시40분 의총을 마친 뒤 각자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위해 흩어졌다. 오후에는 김성식 의장을 중심으로 브렉시트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대응방안으로 논의했다.
 
전날 대표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전 대표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워크숍에 참석했다. 우수의원 시상과 기념사진 촬영을 할 때에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의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워크숍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워크숍은) 공부하는 국민의당을 만들기 위한 아주 중요한 전통이다. 그런 전통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참석했다”며 “평의원으로서 국민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베이트 의혹은 여전히 국민의당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 발빠른 대응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서 추가적인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 차원에서는 현재 ‘기소 후 당원권 정지’ 외에 공식적인 추가 결정은 없는 상태다. 당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당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다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두 의원에게 의총에 참석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자진 탈당을 의사를 타진했지만 이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도 의정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두 의원은 각각 산업통상자원위원회와 정무위원회에 배정됐지만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 이후 정동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손학규 전 고문 등 안팎의 유력 인사들에게도 시선이 가고 있다. 안 전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난 국민의당의 활동 공간이 더민주보다 더 넓은 듯 보이면서 손 전 고문의 '구원 등판'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손 전 고문이) 당으로 들어와 안 전 대표와 경쟁하는 구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의원도 이날 경제적 약자를 위한 직접시공제 도입과 일자리정책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중앙정치 행보에 본격 나섰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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