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수갑 찬 진경준…재판 내내 고개 숙인 김정주

'주식뇌물' 사건 첫 공판…검찰 "처음부터 넥슨재팬 취득 전제"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는 처음 구속 기소된 진경준(49) 전 검사장에 대한 첫 공판이 16일 열렸다. 자타가 공인하는 '칼잡이'였던 그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준비 기일에서 진 전 검사장은 하늘색 수인복을 입고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흰색 마스크로 눈 밑까지 가렸다.

 

마스크를 벗고 난 뒤 교정 관계자가 열쇠로 손목을 옥죈 수갑을 풀어줬다. 진 전 검사장은 오후 2시로 예정된 재판에 앞서 10여분 일찍 법정으로 들어왔다. 그는 변호인과 악수를 나누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함께 기소된 친구 김정주(48) 엔엑스씨(NXC) 회장은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대조를 이뤘다. 정장 차림으로 출석한 그는 두 다리를 바짝 모으고 재판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날 공판준비 절차에서는 뇌물 총액수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의 설명 요구에 검찰 측은 “피고인은 처음 넥슨 주식을 취득할 때부터 넥슨재팬 주식을 취득할 것을 전제로 했다. 뇌물 수수의 일련의 과정”이라면서 “최종적으로 넥슨재팬 주식이 실현된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진 검사장 측은 이에 대해 별 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다만, "여러부분에 있어서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며 "수사기록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전 검사장은 지난 2005년 6월 김 회장이 제공한 넥슨 회삿돈 4억2500만원으로 넥슨 주식 1만주를 취득하고, 같은 해 10월과 11월 대여금 변제 목적으로 4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2006년 10월 넥슨재팬 상장 지원 목적으로 설립한 S사에 넥슨 주식을 10억원에 팔고, 그해 11월 이중 8억5370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 전 검사장은 2008년 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넥슨홀딩스 명의로 리스한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무상으로 사용해 1950만원 상당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3월 제네시스의 리스명의 인수비용으로 3000만원을 받았다.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측에 다음 달 2일까지 증거와 공소사실에 관한 의견을 내라고 요구했다. 검찰 측에는 9월6일까지 입증계획을 밝힐 것을 주문했다.

 

지난달 14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진경준 전 검사장. 사진/뉴시스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김정주 회장이 16일 첫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나왔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e-mail]